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개월 간 임기를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총선 참패 충격을 딛고 4‧7 재보궐 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성공적으로 10개월 간 행보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 위원장은 정권 교체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민의힘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에 국민 여러분의 압도적인 지지로 서울, 부산 재보선을 승리함으로써 정권 교체와 민생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저는 자연의 위치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여러 차례 보궐선거 이후 물러날 뜻을 내비쳐 왔다. 그는 이날 “21대 총선 결과 (양당 체제라는) 균형추가 심각하게 흔들리는 상황에 처하자 민주주의 위기를 수습하려는 소임을 받게 됐다”며 “그때 약속했던 것은 국민의힘이 다음 대선 치를 수 있을 만한 여건을 확립하면 언제든 주저 없이 물러날 수 있다는 거였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선거 과정에서 민심의 무게 추가 야권으로 기울며 전날(7일) 보궐선거에서 야권이 ‘압승’을 거둔 만큼 떠나는 발걸음도 가벼워진 모양새다.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지금부터 나머지 11개월 동안 국민을 상대로 열심히 노력하면 내년 정권 창출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당의 변화를 독려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이 물러남에 따라 향후 전당대회 준비 등 새 지도부 구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당이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데 대한 우려도 표했다. 당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 등이 대표적이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 경선에서 봤듯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을 않고 외부 세력에 의존한다든지, 그것에 더해 당 뒤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정권, 민생 되찾을 수권 의지는 없고 당권에 오로지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고 지적했다. 앞서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의 목소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결과를 국민 승리로 겸허히 안 받아들이고 자신들이 승리한 거라 착각하며 개혁 고삐를 늦추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 교체와 민생 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 기회를 소멸할 것”이라며 “부디 국민의힘이 더 많이, 빨리 결정적 변화하여 국민 맘에 더욱 깊숙이 다가가길 간절히 소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10개월간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며 “결과적으로 이번 보궐선거를 완전한 승리로 이뤄냈기에 비대위 활동은 성공적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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