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증자 추진 결정으로 씨젠의 주가가 급등했다. /씨젠
무상증자 추진 결정으로 씨젠의 주가가 급등했다. /씨젠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일반주주들의 거센 불만에 부딪혀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 추진을 천명했던 씨젠이 무상증자 결정으로 그 신호탄을 쐈다. 이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주가가 모처럼 폭등한 모습이다.

◇ 씨젠, 주주달래기 본격화

바이오기업 씨젠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 발 빠른 진단키트 개발로 두각을 나타낸 곳이다. 덕분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822.7%, 2,915.6%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고, 주가 또한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정점을 찍은 주가는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불만이 쌓인 일반주주들은 지난해 말부터 사측에 적극적인 주가 부양 노력을 촉구하며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천종윤 씨젠 대표의 연임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등 반발을 이어간 바 있다.

그러자 씨젠은 지난해 배당 확대를 약속하고, 임원들이 대거 자사 주식 매입에 나서는 등 주주달래기에 착수했다. 특히 주주총회에서는 주식 발행총수 확대를 위해 정관을 변경하는 등 보다 본격적인 주주친화정책을 꺼내들었다.

주주총회를 통해 유통 주식 수 확대가 가능해진 씨젠은 지난 8일 지체 없이 무상증자 추진을 발표했다. 자기 주식을 제외한 보통주 1주당 1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신주배정기준일은 오는 26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20일로 제시됐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통상 무상증자는 주가 상승에 있어 호재로 평가된다.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상증자를 통해 주가가 기존의 절반으로 낮아지는 것 또한 단기적 호재로 볼 수 있다.

실제 씨젠의 주가는 이날 무상증자 추진 발표 이후 급등했다. 장중 한때 전일 대비 27.7% 상승하는 등 상한가에 근접했고, 19.3% 오른 16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처럼 씨젠이 부가 부양을 위해 시동을 건 가운데, 성난 주주들의 민심을 달래는데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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