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시작으로 조직 개편, 신작 공개, 대규모 투자 단행 등을 통해 몸집을 불려온 크래프톤이 올해 증권시장에서 게임 업계 대어로 자리매김에 성공할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크래프톤
크래프톤이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시작으로 조직 개편, 신작 공개, 대규모 투자 단행 등을 통해 몸집을 불려온 크래프톤이 올해 증권시장에서 게임 업계 대어로 자리매김에 성공할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크래프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크래프톤이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 크래프톤이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올해 증권시장에서 게임업계 대어로 자리매김에 성공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몸값 최대 30조 예상… 업계선 “단일 IP, 여전히 아쉬워”

한국거래소는 8일 크래프톤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등이다. 

심사 기간이 상장예비심사 신청 이후 영업일 기준 45일인 점을 감안할 때 이르면 6~7월께부터 본격적으로 공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은 상장을 앞두고 지난달 개최한 주주총회에서 주식 액면분할까지 마쳤다. 

현재 크래프톤의 장외 시가총액은 20조8,369억원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상장 이후에는 30조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실적이 반등에 성공했고 조직 개편, 해외 사업부 개편 등을 통해 경영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5.4% 오른 7,73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연간 매출은 1조6,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6% 올랐다. 지난 2019년까지 하락세를 극복하지 못했던 크래프톤이 단번에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상장을 앞두고 리스크로 부각됐던 해외 사업부 재편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크래프톤은 펍지 주식회사(이하 펍지)의 1인칭 슈팅(FPS) 모바일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하 배그 모바일)’의 인도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용자수만 3,000만명에 달하는 대형 시장이었던 만큼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로 인도 이용자들의 이탈과 매출하락이 우려됐다. 특히 상장을 앞두고 있는 크래프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이에 크래프톤은 적극적으로 해외 사업 개편에 나섰다. 인도 지역 한정 ‘배그 모바일 인도’를 출시하고 △인도 비디오 게임 △e스포츠 △IT △엔터테인먼트 산업 발전 기여를 위해 펍지 인도 지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게임 개발 및 사업과 e스포츠 관련 전문 인력을 100명 이상 채용하고 1억 달려 규모 투자도 진행했다.

인도 시장이 e스포츠에 관심이 높은 만큼 별도의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인도 e스포츠 기업 ‘노드윈 게이밍’에 16억4,000만루피(한화 약 255억원) 규모의 소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노드윈 게이밍은 인도 모바일 게임사 ‘나자라 테크놀로지스’의 자회사로 남아시아, 중동 및 아프리카 등에서 선도적인 e스포츠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도 그동안 넥슨이 서비스해온 PC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의 직접 서비스를 시작하고 배그 지식재산권(IP)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모바일 신작 ‘배틀그라운드:뉴 스테이트’를 공개했다. 게임 개발 및 서비스를 하는 단순한 기업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 지난해 드라마 제작사 ‘히든시퀀스’에 투자하며 IP 확장 사업 가능성도 보여줬다.

이를 놓고 크래프톤의 개발력과 서비스 경험, IP 확장성 등을 입증하기 위한 행보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 시작한 이후 지속적으로 조직 및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몸집을 키워온 만큼 30조원에 달하는 몸값도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상장 이후 몸값과 현재의 규모로 볼 때 ‘포스트 배그’가 부재한 만큼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해 신작 ‘눈물을 마시는 새’를 비롯한 프로젝트들이 개발 중단 소식을 알려왔고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테라와 ‘미스트 오버’, 개발력을 집중했던 ‘엘리온’ 등은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

미스트 오버는 지난해 라이브 개발팀이 해체되면서 업데이트 등 서비스는 진행되지 않고 있고, 테라의 경우 PC온라인을 제외하고 모바일 게임 ‘테라 히어로’ 등의 성적은 부진한 상황이다. 모바일 앱 분석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테라 히어로는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 국내 양대 마켓 매출 100위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의 성장은 배그가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상장을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라인업이 다양하지 못한 점, 배그를 제외하고 수익원이 부족하다는 점, 포스트 배그로 불릴 만한 신규 프로젝트가 부재한 점 등은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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