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환송식을 마친후 차량에 탑승전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사퇴 후 대권행보를 본격화한다. 사진은 정 전 총리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환송식을 마친후 차량에 탑승전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사퇴 후 대권행보를 본격화한다. 정치권에서는 정 전 총리의 여의도 복귀로 ‘이재명·이낙연’ 양강구도가 깨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런 전망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독주로 국민적 관심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멀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가 가능하려면 우선 정 전 총리의 지지율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 대권행보 본격화하는 정세균

지난 16일 사퇴한 정 전 총리는 18일 첫 행보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기도 고양 사저를, 19일에는 국립 4·19민주묘지를 찾았다. 이번주는 광화문 사무실에서 개인 싱크탱크 전문가들과 함께 정책 구상을 마무리 짓고, 내주부터는 경남 김해(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시작으로 지방순회에 들어간다. 호남에도 며칠간 머물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형성된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대선구도 외에 ‘제3후보론’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친문’ 후보의 낙점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 민주당 경선에 관심이 시들해질 수 있다는 점, 9월 초 이 지사가 대세론을 타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다면 이후 맞이할 검증 국면이 혹독할 것이라는 점 때문에 제3후보론이 거론된다.

제3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은 많지만, 이력만을 놓고볼 때 정 전 총리는 흠잡을 데 없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다선 의원 출신에 당 대표, 장관, 국회의장, 국무총리 등을 두루 역임하며 국정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또 풍부한 경륜과 온화한 리더십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정 전 총리가 본격적으로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르려면 ‘지지율 반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민주당 대권주자는 ‘1강 1중’ 구도인데,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을 넘어서서 ‘1강 2중’으로 만들어야 한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16일 실시해 19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 정 전 총리는 2.4%를 얻어 추미애 전 장관과 공동 7위를 기록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6~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정 전 총리는 3.4%를 얻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정세균, 지지율 반등 모멘텀 필요

이에 정치권에서는 정 전 총리가 현재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이낙연 전 대표의 하락세를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내주부터 친문 표심을 얻기 위해 봉하마을을 찾고 민주당의 텃밭 호남에 며칠 머무는 등 지방 순회 일정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러한 지방 순회는 대권 캠프 공식 출범 전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정 전 총리는 오래된 징크스를 깨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바로 ‘국무총리는 대권을 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역대 국무총리 중에서 대통령에 오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종필, 이회창, 고건 전 국무총리 등은 대권 도전을 꿈꿨으나 낙마하거나 불출마를 해야 했다. 황교안 전 대표 역시 지난해 총선 패배 이후 대권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낙연 전 대표 역시 현재 지지율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정 전 총리가 이 전 대표의 ‘호남표'를 끌어온다 할지라도, 이 지사처럼 ‘기본 시리즈’ 등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 전 총리는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민생 및 경제 회생의 적임자라는 이미지를 각인 시킬 수 있지만, 임기 말 지지율 하락을 맞은 문재인 정부의 총리라는 점도 약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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