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전직원에게 1,000만원 규모의 주식을 지급하기로 했다. 최근 IT 업계에 부는 연봉 인상과 보상 프로그램으로 인력 이탈이 우려되는 가운데 네이버가 내부 반발을 수습하고 인력 이탈까지 방어한다는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뉴시스
네이버가 전직원에게 1,000만원 규모의 주식을 지급하기로 했다. 최근 IT업계에 부는 연봉 인상과 보상 프로그램으로 인력 이탈이 우려되는 가운데 네이버가 내부 반발을 수습하고 인력 이탈까지 방어한다는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네이버가 향후 3년간 전 직원들에게 1,000만원에 달하는 주식을 지급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이번 보상 정책은 성과급 반발에 대한 수습과 동시에 경쟁사로의 인력 이탈까지 방어하려는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보상위원회에서 그동안 준비해 온 새로운 보상 프로그램 ‘스톡그랜트’에 대해 검토를 받은 후 지난 8일 임시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받았다. 스톡그랜트는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임원을 제외한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부여하는 주식 보상 방식이다.

스톡그랜트 시행에 따라 올해부터 3년간 직원 6,500여명에게 인당 1,000만원 상당의 네이버 주식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주식 가치 2,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의무 보유 기간 없이 설계돼 바로 매도할 수 있도록 했고 매년 2회 당해연도 재직 기간에 따라 분할 부여할 방침이다. 현재 6,500여명의 직원이 있지만 퇴사자, 중도 입사자 등을 고려해 주식 부여 시점에 적용 인원을 확정하고 오는 7월부터 지급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 3년간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비롯해 지난해부터  네이버 주식을 직접 매입하는 직원들에게 성장의 가치를 나누고자 매입 금액의 10%를 현금으로 지원하는 ‘주식 매입 리워드 프로그램’도 운영해왔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톡옵션을 통해 현재 움직임은 물론 미래 성장 결실까지 나누며 개인, 회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장기적 보상 구조를 만들어왔다”며 “스톡그랜트를 더해 개인의 목표 및 보상이 회사의 기업가치와 더 강하게 연계돼 네이버가 만들어가고 있는 사업적 움직임들의 성과를 직원들과 더 크게 나눌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보상 프로그램을 놓고 업계에서는 보상에 따른 수습이 늦어짐에 따른 네이버 직원들의 이탈 가능성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5조원이 넘는 연매출 달성에 따라 내부 직원들은 네이버의 통 큰 보상을 기대했지만 별다른 보상없이 올해도 스톡옵션 등 기존 프로그램 시행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IT 업계 전반에 연봉 인상, 보상 프로그램 개편 등의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하면서 내부 반발이 거세졌다.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사내메일을 통해 직원들의 이해를 거듭 요구했지만 오히려 더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직원들의 반발을 수습하기도 전에 연봉 인상, 보상 프로그램 개편 등의 광폭 행보를 보인 IT 업계가 대규모 채용 소식을 알리기 시작하자 네이버가 위기를 느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IT 업계에 전문 인력 유입이 부족해 비전공자들의 교육까지 앞세운 네이버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인력 이탈을 인식, 3년간 전직원 1,000만원 규모의 주식 부여라는 강수를 내세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보상 프로그램 추가를 통해 현재의 내부 반발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최근 단순 보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원 복지를 앞세운 IT 기업들도 적지 않은 만큼 전직원 자사주 부여가 인력 이탈이나 내부 안정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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