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쉐보레가 수입 방식으로 판매 중인 콜로라도. /한국지엠
한국지엠 쉐보레가 수입 방식으로 판매 중인 콜로라도. /한국지엠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외국계 국내 완성차업체인 한국지엠 쉐보레는 2018년 군산공장 폐쇄 및 경영정상화 추진을 기점으로 정체성이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국내 생산 모델 중 아베오·크루즈·캡티바·올란도 등이 순차적으로 단종되고, 이쿼녹스·트래버스·콜로라도 등 수입판매 방식 모델이 늘어난 것이다.

2017년 말, 한국지엠 쉐보레의 내수시장 라인업은 상용차 다바스·라보를 제외하고 총 11종이었다. 이 중 수입 방식으로 판매한 것은 임팔라와 카마로, 볼트, 볼트EV 등 4종이었다. 볼트와 볼트EV를 하나로 묶으면 전체의 30%만이 수입판매 방식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현재 한국지엠 쉐보레의 내수시장 라인업은 9종, 수입판매 방식은 5종이다. 수입판매 방식 모델의 숫자가 국내 생산 모델의 숫자를 넘어섰다.

한국지엠 쉐보레의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면서도 판매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효과도 컸다. 수입판매 방식 모델의 경우 애매모호한 정체성으로 인해 수입차라는 인식이 형성되지 않았고, 가격경쟁력 등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또한 국내 생산직 노조는 수입판매 방식 확대에 꾸준히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한국지엠 쉐보레는 2019년 하반기 한국수입자동차협회(수입차협회)에 가입하며 수입차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이어 2019년 12월 수입차협회의 월간 신규 등록대수 집계에 처음 등장한 한국지엠 쉐보레는 단숨에 5위 자리를 차지하며 수입차업계의 판도를 흔들었다. 한국지엠 쉐보레는 지난해 연간 신규 등록대수에 있어서도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에 이어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한국지엠 쉐보레는 1분기 신규 등록대수 집계에서 2,656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0.3%의 감소세를 보였다. 순위 역시 8위까지 떨어졌다. 특히 최근 전 세계 자동차업계에 반도체 수급 문제가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지엠 쉐보레의 수입차업계 내 입지 강화는 험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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