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IT기술 전시회 ‘월드 IT쇼 2021’이 21일 막을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SK텔레콤, KT, 화웨이 등 국내외 글로벌 IT기업들이 참여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코엑스=박설민 기자  다양한 정보통신(IT)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인 IT기술 전시회 ‘월드 IT쇼 2021’이 21일 막을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SK텔레콤, KT, 화웨이 등 국내외 글로벌 IT기업들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월드IT쇼 2021은 5세대 이동통신 ‘5G’의 본격적인 상용화와 ‘언택트’ 시대를 맞아 업계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월드IT쇼 2021 행사장을 직접 방문에 올해 주목되는 IT기술과 신제품들을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22일 오전 10시에 도착한 월드IT쇼 20201 행사장 입구. 코로나19로 관람객 수가 적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상외로 북적북적했다./ 사진=박설민 기자

◇ ‘화려함’으로 관람객 사로잡은 SKT vs 깔끔하고 단정한 KT

22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위치한 월드IT쇼 20201 행사장에 도착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행사 흥행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했지만 예상은 완전히 깨졌다. 이른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에는 관람객들과 기업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먼저 우리나라 IT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의 전시관을 체험하기 위해 코엑스 3층 C홀 행사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행사장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특징은 이동통신사 SK텔레콤과 KT의 전시관이 양 옆에 붙어서 설치돼 있었다는 점이다. 관람객의 입장에선 각 통신사들의 기술을 한눈에 비교하고 체험할 수 있어 편리했다. 하지만 각 통신사 전시관이 바로 붙어있다보니 미묘한 경쟁 분위기도 흐르는 듯 했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화려하고 컬러풀한 디자인의 SK텔레콤 전시관이 맞이했다./ 사진=박설민 기자

두 통신사 중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SK텔레콤의 전시관이었다. 전시관 한가운데 세워진 거대한 인공지능 ‘AI’ 마크와 다양한 체험코스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특히 SK텔레콤이 선보인 다양한 기술 중 5G통신 기반의 ‘메타버스’ 전시관은 수많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VR·AR(가상·증강현실)기술 등을 기반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미래 ICT기술의 핵심 분야로 주목받는다.

관람객들에게 가장 많은 인기를 끈 코너는 VR 기반의 롤러코스터라고 볼 수 있는 ‘5G 메타버스 시네마’였다. 관람객들은 360도로 회전할 수 있는 거대 로봇에 앉은 뒤 가상현실(VR)기기를 착용하면 실제 바닷속을 탐험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체험할 수 있었다.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SK텔레콤의 5G 메타버스 시네마./ 사진=박설민 기자

SK텔레콤 전시관 체험을 마치고 발길을 돌린 곳은 KT 전시관이었다. 화려한 디자인이 인상적인 SK텔레콤의 전시과는 달리 KT의 전시관은 비교적 ‘단순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많은 체험 코너로 약간 정신없다는 느낌을 받은 SK텔레콤 전시관보다 정보 전달 측면을 중시하는 관람객들은 KT스타일의 정갈한 전시관을 더 선호할 것으로 느껴졌다.

화려한 SK텔레콤과 달리 정돈된 느낌의 KT전시관./ 사진=박설민 기자

KT는 전시관의 구성뿐만 아니라 전시 주제 역시 SK텔레콤과는 방향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SK텔레콤이 메타버스 등 AI와 5G기반의 미래 IT기술을 중심으로 전시관을 구성했다면, KT는 현재 자사가 추진하는 사업 방향인 ‘ABC 기반의 DIGICO(디지코) 기업’을 콘셉트로 일상 속에 녹아든 IT기술을 주로 선보였다. 특히 KT가 통신3사 중 최초로 개발한 와이파이 6E기술과, 최근 제주도에서 실증에 성공한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C-ITS)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KT의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C-ITS)이 설치된 자동차의 모습./ 사진=박설민 기자

◇ “외나무다리 위에서 만난 경쟁자”… 삼성 vs LG, TV·가전으로 한판 붙다

이동통신사 전시관 체험을 마친 뒤 국내 IT·전자기기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전시관으로 이동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앞서 방문한 SK텔레콤과 KT처럼 전시관이 바로 마주보고 위치해 있었다. 양 사의 경쟁심은 통신사들보다 훨씬 치열한 것으로 느껴졌다.

비슷한듯 다른 삼성전자(위)와 LG전자의 전시관 모습. 이동통신사들과 마찬가지로 바로 옆에 붙어있어 경쟁사들끼리의 신경전이 느껴졌다./ 사진=박설민 기자

삼성전자는 전시관 전체에 자사의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 배치하면서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사임을 강조하는 듯했다. 여기에 갤럭시Z플립에는 각자 보석 등 장식물을 달아 자신만의 시그니처 갤럭시Z플립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존도 마련돼 있었다. 최근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LG전자가 바라본다면 다소 속이 쓰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갤럭시S21과 갤럭시Z플립으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임을 강조하는 삼성전자의 전시관 모습. 특히 갤럭시Z플립 튜닝 코너는 여성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사진=박설민 기자

삼성전자에 반격이라도 하듯 LG전자는 OLED 롤러블 TV와 8K 시그니처 OLED TV를 자사 전시관 한가운데 위치시키고 있었다. LG전자는 현재 전 세계 OLED TV 시장을 이끌고 있다. TV용 OLED패널을 전 세계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기업도 LG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 역시 최신 QLED TV 모델인 Neo QLED 8K를 전면에 내세우며 LG전자와 누가 더 고화질의 TV인지 정면 승부를 했다. 또한 지난 1월 개최된 세계 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마이크로 LED TV도 전시했다. 다만 마이크로 LED TV의 경우, 영상이 고정된 상태라 동적 화면에서 어떤 화질을 보여줄 수 있을지 확인하기 어려운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신경전이 돋보인 것은 TV였다. LG전자는 세계 유일의 OLED TV라는 점을, 삼성전자는 QLED TV가 15년 세계 판매 1위임을 강조했다./ 사진=박설민 기자

행사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은 TV뿐만 아니라 생활가전부문에서도 치열했다.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디자인의 인테리어 가전제품인 ‘비스포크’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4K화질의 초대형 화면과 4.2Ch 올인원 스피커가 장착된 프리미엄 빔 룸도 전시됐는데, 직접 체험해보니 웅장한 사운드와 커다란 화면으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TV에서 이어진 양 사의 신경전은 생활가전으로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를, LG전자는 오브제 컬렉션을 선보였다. 두 제품 중 누가 더 마음에 드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관람객은 양 사 모두 뛰어난 제품들이라 선택에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사진-박설민 기자

이에 맞서 LG전자는 오브제 컬렉션과 ‘차세대 커넥티드카’를 선보였다. OLED디스플레이와 냉장기능을 갖춘 스낵바, 의류관리기 등을 탑재해 자동차 내부에서도 집과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LG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직접 커넥티드카에 탑승해보니 마치 비행기의 비즈니스석에 탑승한 듯한 느낌도 들었다.

LG전자가 선보인 ‘차세대 커넥티드카’의 모습. 차량 내부에 LG전자가 자랑하는 OLED 모니터가 탑재돼 있다./사진=박설민 기자

전반적으로 이번 월드 IT쇼 2021의 참관은 SK텔레콤과 KT가 선보이는 5G·AI 관련 기술들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보인 다양한 IT제품들을 체험할 수 있어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시관의 경우 월드 IT쇼의 이번 콘셉트인 ‘5G날개를 달고 디지털 뉴딜을 펼치다’와는 거리가 멀었다. LG전자의 로봇 클로이, 커넥티드카를 제외하면 TV, 스마트폰, 노트북, 가전 등 기존 제품들을 홍보하기만 하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내년 5월 예정인 월드 IT쇼 2022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양 사가 지난 CES 2021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새롭고 신선한 IT기술과 제품을 소개했으면 하는 바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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