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대부업체인 산와머니가 신규 대출을 중단한 지 2년째를 넘어선 가운데, 지난해 일본 대주주에게 6,300억원의 현금 배당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산와머니 홈페이지 갈무리, 그래픽=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일본계 대부업체인 산와머니(법인명 산와대부)가 지난해 일본 대주주에게 6,300억원의 현금 배당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철수설이 무성한 가운데 대규모 폭탄배당을 집행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 대출 중단 2년 넘었는데… 일본 대주주에 폭탄배당 

산와머니는 2019년 3월 이후로 신규 대출 취급하지 않고 원리금만 회수하고 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셈이다. 신규대출을 중단한지는 어느덧 2년이 훌쩍 넘었다. 

신규대출이 중단되면서, 여신규모는 최근 2년 새 대폭 줄어든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2조5,000억원에 달했던 대출금은 지난해에 7,400억원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영업수익(매출)과 영업이익도 대폭 감소했다. 

산와머니의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47.4% 감소한 3,21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32억원으로 전년 동기(3,484억원) 대비 67.5% 감소했다. 순이익은 68.7% 줄어든 816억원에 그쳤다. 대출 영업이 중단되면 그만큼 영업이익 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임직원 수도 최근 2년 새 대폭 줄었다. 2018년 말 726명에 달했던 직원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83명으로 줄었다.

이런 가운데 산와머니는 작년 일본 대주주에 대규모 폭탄 배당을 실시했다. 산와머니는 지난해 중간배당으로 1,500억원, 기말배당으로 4,800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총 배당금 규모만 6,3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배당금은 일본 대주주에게 100% 지급됐다. 산와머니의 지분 95%는 일본 산와그룹이 100% 출자한 유나이티드가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일본인인 야마다 쿠이치로가 4.85%, 야마다 요시미가 0.15%를 각각 보유 중이다. 

◇ 한국 내 사업 철수 임박했나  

산와머니는 2016년부터 공격적으로 배당을 실시해 온 곳이다. 2016년 당기순이익의 64%인 995억원을 일본 대주주에 첫 배당한 후 △2017년 1,170억원 △2018년 1,200억원 △2019년 2,600억원을 배당했다. 지난해엔 중간배당까지 더해져 총 배당금 규모가 전년보다 142% 증가했다.

산와머니는 2002년 국내 시장에 진출 후 ‘고금리 장사’를 통해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쳐오던 곳이다. 한때 국내 대부업계 1위 사업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국내 법정최고금리가 잇따라 인하되면서 영업 행태는 소극적으로 돌아섰다. 산와머니는 지점을 대거 정리하고 2019년 3월부터는 신규 대출까지 중단했다. 

업계에선 산와머니가 사업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주주에 대한 폭탄배당이 이뤄지면서 이 같은 관측엔 더욱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다만 이 같은 행보를 둘러싸고 곱지 않는 시선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서민을 상대로 고금리 장사로 대규모 이익을 취해놓고, 결국엔 먹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눈총을 이어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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