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문 신임 한국동서발전 사장이 지난 26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동서발전
김영문 신임 한국동서발전 사장이 지난 26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동서발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김영문 신임 한국동서발전 사장이 지난 26일 정식 취임했다. 새로운 수장으로서 쇄신의 동력을 불어넣으며 리더십을 발휘해야하는 시기지만, ‘보은 낙하산’이란 오명 속에 출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이 제기된다.

◇ 노무현 정부 청와대서 문재인 대통령 보좌한 인물

김영문 신임 동서발전 사장은 지난 26일 본사 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1965년생인 김영문 사장은 1992년 사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해 20여 년간 검찰에 몸담으며 요직을 거쳤다. 이어 2017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관세청장을 역임한 바 있다. 

하지만 발전 분야와 관련해 전문성이나 경력을 찾아보긴 어렵다. 나아가 보은인사,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으며 시작부터 뒷말을 낳고 있다.

김영문 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발탁돼 근무했다.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한 부하였던 것이다. 또한 김영문 사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첫 관세청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관세청을 떠난 이후엔 아예 본격적으로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2019년 12월 12일 관세청장에서 물러난 그는 열흘 뒤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이어 지난해 4월 열린 총선에 울주군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고, 이후 더불어민주당 울주군 지역위원장을 맡아왔다. 

김영문 사장이 전문성 및 경력 부족에도 불구하고 동서발전 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과거 인연 및 총선 낙선자 보은인사 때문이란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영문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동서발전은 국민이 주인인 공기업으로서 국민 행복에 기여하는가를 기준으로 업무를 계획하고 실행, 평가해야 한다”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에너지산업 발전을 통한 국가경제 회복과 사회적가치 실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보은 낙하산’이란 지적 속에 취임한 그가 리더십을 온전히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어느덧 1년여 밖에 남지 않은 만큼 김영문 사장의 미래 또한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공기업계 관계자는 “정권이 교체될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누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느냐에 따라서도 자리보전이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며 “같은 낙하산 인사라 해도 정권 초기와 후반기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노총 산하 발전5사 대표노조는 앞서 성명을 통해 “에너지전환 정책의 진정성을 훼손하고, 공정해야할 공기업의 사장선임 절차를 무력화하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사장 선임을 둘러싼 정부의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태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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