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슈즈 멀티스토어를 운영하는 일본계 회사인 ABC마트코리아가 지난해 실적이 뒷걸음질을 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최대 슈즈 멀티스토어를 운영하는 일본계 회사인 ABC마트코리아가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2019년 일본 불매운동 악재에도 성장세를 보였던 실적이 지난해는 크게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올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시장환경 변화까지 예고되고 있어서다.  

◇ 코로나19 여파에 실적 흔들… 지난해 매출 줄고 영업이익 급감 

ABC마트코리아는 일본계 신발 유통업체로 국내 신발 편집숍 시장 1위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297개의 멀티슈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의 지분 99.96%는 일본 본사인 ABC-MART, INC가 보유하고 있다. 

ABC마트코리아는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독보적인 시장 입지를 구축하며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2019년 국내를 강타한 일본계 불매운동 악재에도 성장세를 이어가 주목을 끌기도 했다. ABC마트코리아의 2019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그런데 지난해 이러한 성장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ABC마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554억원으로 전년(5,509억원) 대비 17.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전년(390억원) 대비 88.54%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크게 적자로 돌아섰다. ABC마트코리아의 지난해 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년(310억원)과 비교하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엔 코로나19 악재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소비 시장은 크게 위축세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ABC마트코리아 측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이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회사의 회계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기도 했다. ABC마트코리아 측은 “2020년 코로나19의 확산은 국내 및 세계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회사의 향후 수익과 기타 재무성과에도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는 양상이다. 수개월째 수백명의 일일 신규 확진자들이 나오고 있는 등 코로나19 유행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오프라인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요동치는 국내 신발 시장… ABC마트, 왕좌 사수할까 

시장의 경쟁체제도 더욱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해부터 슈마커, 폴더, 에스마켓, 풋마트, 와이컨셉 등 업체들은 국내 신발 유통시장에서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도 언택트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가 D2C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다. D2C(Direct to Consumer)는 제조사가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나이키는 지난해 11월 미국 최대 이커머스에서 자사 제품 판매를 중단한 뒤, 오프라인 유통사와의 거래도 줄이고 있다. 

나이키는 3만 개에 달하는 유통 거래처를 향후 40개 파트너까지 줄이고 체험형 직영 매장과 자체 모바일 앱을 키워 D2C를 강화할 방침이다. 나이키는 국내시장에서도 체험 매장을 개점하며, 입지를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나이키를 최대 매출원으로 삼고 있는 신발 편집숍들은 불안한 상황에 놓였다. 업계에선 ABC마트코리아의 국내 시장 입지도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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