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SBI홀딩스가 한국 자회사인 SBI저축은행의 배당 계획에 대해 언급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일본 SBI홀딩스가 한국 자회사인 SBI저축은행의 배당 기대 시점에 대해 언급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23년 결산 실적을 토대로 SBI저축은행의 배당이 기대된다고 밝힌 것이다. SBI저축은행 출범 이래, 처음으로 배당 내용이 언급된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 2023년 결산배당금 집행하나

일본 SBI홀딩스는 최근 2020년 결산 실적(2020년 3월~2021년 3월) 자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일본 SBI홀딩스 측은 한국 자회사인 SBI저축은행에 대해 “2023년 결산 실적을 토대로 인수 후 첫 배당을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BI저축은행은 SBI홀딩스가 2013년 옛 현대스위스1~4저축은행을 인수해 출범시킨 곳이다. SBI홀딩스는 1조3,500억원 가량을 투자해 부실에 빠진 저축은행을 인수, 국내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국내 저축은행 업계 1위사인 SBI저축은행은 SBI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배당을 집행하지 않았다. 결손금으로 인해 배당가능 재원을 마련하지 못했던 탓으로 풀이된다.

SBI저축은행은 2015년까지만 해도 결손금이 7,000억원대에 달했던 바 있다. 최근 몇 년간 고속성장세를 보이면서 이익을 차곡차곡 적립했지만, 2019년까지 결손금 문제를 해소하지 못했다. 미처리결손금은 2019년 기준으로 -2,37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SBI저축은행은 이러한 결손금 부담에서 벗어났다. 202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미처분 이익잉여금 21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SBI저축은행이 지난해 결손금을 대폭 해소한 배경엔 실적 호조가 자리 잡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SBI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583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자산은 11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지난해 자산은 11조2,55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9.55% 증가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실적 및 자산 규모 면에서도 1위사로서 독주 체제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선 올해도 SBI저축은행의 이익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대주주인 SBI홀딩스는 이러한 이익적립 상황을 감안해 배당 기대감을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 같은 배당에 대해 SBI저축은행 측은 조심스런 입장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 먼 얘기 일인데다 확정 사안도 아니기 때문에 뭐라 드릴 말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배당이 이뤄지더라도 배당금이 주주에게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본 본사에 확인해 본 결과, 만약에 배당을 하게 된다면 주주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배당재원은) 한국 사업을 확장하는데 자금이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즉, 배당 재원을 국내 사업에 재투자하는 데 사용할 방침이라는 말이다.

해당 계획이 사실이라면 SBI홀딩스는 국내 저축은행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확장 의지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최근 외국계 금융사들의 국내 시장 철수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SBI홀딩스가 이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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