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복당을 공식 선언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국민의힘 복당을 공식 선언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홍 의원은 이를 ‘특정 계파의 이중 플레이’라고 언급하며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홍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자로 국민의힘에 복당 절차를 밟겠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이제 당으로 돌아갈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15 총선 당시 험지 출마론에 반발하며 탈당한 지 1년 2개월여 만이다. 그는 “당시 대구 시민들께 단 40일만 떠났다가 당선 즉시 바로 복당하겠다고 굳은 약속을 했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시간이 400여 일을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밖에서 머문 지난 1년 동안은 제 정치역정과 부족함을 되돌아보는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됐다”며 “다시 당으로 돌아가 당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파탄 난 국정을 바로 세우고 정권교체를 통한 국가 정상화를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가 공식적으로 복당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그는 꾸준히 ‘염량세태(炎凉世態‧권세가 있을 때는 아첨하다 권세가 떨어지면 푸대접한다는 의미)’ ‘노마지지(老馬之智‧경험을 쌓은 사람의 지혜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 등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복당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내곤 했다. 

그럼에도 그의 복당 논의는 딱히 진전되는 모양새가 아니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지난 2008년 원내대표 시절 친박계 복당, 2018년 당 대표 시절 바른정당계 복당 등 ‘전례’를 거론하며 복당 신청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악연′도 복당 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로 언급했다.

홍준표 의원은 자신의 복당 불가론의 주된 이유가 ′막말 프레임′이 아닌 친유계의 ′이중 플레이′ 라고 비판했다. /뉴시스

◇ 친유계 겨냥하며 ′복당 불가론′ 일축

홍 의원이 직접 복당 신청을 결심한 데는 당 안팎에서 긍정론이 모이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PNR이 지난 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 의원의 복당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47%로 반대(34.9%)를 상회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찬성 여론(65%)이 더 높았다. 반대의 명분이 약해졌다는 방증인 셈이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중진급 의원들 사이에서도 복당에 찬성하는 기류가 강하다는 점도 주효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9일) 페이스북에 “홍준표 복당 불가론이 실체가 없다는 사실은 여론조사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뇌관’은 존재하는 모양새다. 홍 의원이 이날 자신의 복당을 반대하는 주된 이유에 대해 ‘특정 계파’를 지목하면서다. 홍 의원은 복당 불가론에 대해 “그것(막말) 때문이라기보다는 특정 계파의 이중 플레이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홍준표 복당=강경 보수′ 논리가 회자되는 건 ‘표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상 ‘유승민계’ 인사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홍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은 복당을 찬성하는데 유승민계 의원 일부, 그것도 다가 아닌 것 같은데, 반대를 하고 나서는 거 보면 유 전 의원이 자기 계원들에게 지시를 안 했는지 그걸 가늠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 전 의원이 이중 플레이를 할 사람은 절대 아닌 거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홍 의원에 대한 날선 공방을 이어가며 이러한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줬다. 전날부터 공방을 이어온 두 사람은 이날도 서로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홍 의원의 복당 기자회견과 맞물려 페이스북에 “선배님이 변하실 때가 바로 ‘세상이 나를 부를 때’”라며 “소금도 오래되면 곰팡나는 법”이라고 재차 비판을 가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홍 의원님의 복당을 반대하는 것은 당랑거철임을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26년간 당을 지켜온 홍 의원님의 충심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 복당하지 않으시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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