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국내 브랜드 자주(JAJU)와 탑텐이 성장하고 있다. /각 사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국내 브랜드 자주(JAJU)와 탑텐이 성장하고 있다. /각 사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제품을 구매할 때 일본 브랜드 대신 되도록이면 국내 토종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19년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촉발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노(NO) 재팬’이 바꾼 모습이다.

◇ 2년째 적자 무인양품… 몸집 불리는 자주

11일 업계에 따르면 무인양품(MUJI)과 유니클로(UNIQLO), 자주(JAJU)와 탑텐이 서로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지난 2019년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소비자들이 일본 브랜드를 대신할 국내 브랜드를 찾게 된 영향이다.

일본의 대표 라이프스타일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은 2004년 양품계획과 롯데상사가 6대4 지분으로 무지코리아를 설립하며 국내에 진출했다. 심플한 디자인과 실용적인 아이템으로 인기를 모은 무인양품은 지난 2017~2018년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렸다.

하지만 무인양품은 노 재팬이 시작된 2019년 7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부진한 성적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인양품의 작년 1~8월 매출은 627억원으로, 2019년(1,328억원)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도 117억원까지 확대됐다.

반면 자주는 이 기간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자주는 2012년 신세계의 생활용품 브랜드 ‘자연주의’가 전면 리뉴얼돼 재탄생한 브랜드다. 한때 무인양품과 매장 이미지가 비슷하다며 ‘카피캣(Copycat)’이라는 평가도 받았지만, 노 재팬 이후 오히려 무인양품 대체재로 떠오르며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자주의 매출은 △2016년 2,100억원 △2017년 2,200억원 △2018년 2,300억원 △2019년 2,400억원으로, 1년에 100억원씩 증가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2,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5년 만에 19%가량 늘어났다.

자주는 매장 수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54개였던 매장 수는 2017년 160개, 2018년 166개, 2019년 174개까지 증가했다. 지난해말 기준 자주의 매장 수는 216개로 200개를 넘어섰다.

◇ SPA 브랜드 시장도 희비… 유니클로 ‘울고’ 탑텐 ‘웃고’

SPA(패스트패션) 브랜드 시장에서도 일본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롯데쇼핑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5,746억원으로, 전년 대비 41.4% 줄었다. 영업손실도 19억원에서 129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유니클로는 매장 수도 빠른 속도로 줄이고 있다. 지난 2019년 말 기준 186곳이었던 국내 유니클로 매장 수는 올해 2월 144개로 쪼그라들었다. 또 3월에는 서울 마포구 홍대 와이즈파크점과 동대문, 아트몰링 장안점 등 3개 매장이 순차적으로 운영을 종료했다.

반면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국내 SPA 브랜드 1위 탑텐은 호실적을 내고 있다. 신성통상에 따르면 지난해 탑텐의 매출은 전년(3,340억원) 대비 30%가량 증가한 4,30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2,450억원)과 비교해서는 약 76%나 성장했다.

매장 수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탑텐은 지난해 성인용 매장 46개, 아동용 매장 69개 등 총 115개 점포를 새롭게 열었다. 특히 이 중에는 유니클로가 철수한 롯데마트 영통점, 경기 구리점, 전북 군산점, 홈플러스 작전점, 경남 가야점, 경기 금천점 등 8개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국내 브랜드 자주와 탑텐의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직 남아있는 노 재팬 여파와 더불어,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억눌려 있던 소비심리가 점차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