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카메라업체인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이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일본 본사에 폭탄 배당 기조를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일본계 카메라업체인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이하 캐논코리아)이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국내 카메라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일본계 불매운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역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매출이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다만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일본 본사에 대한 폭탄배당 기조를 보여 눈길을 끈다.  

◇ 작년 매출 역대 최저치… 일본 본사엔 455억원 폭탄 배당

캐논은 전 세계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일본 기업이다. 한국 자회사인 캐논코리아는 국내 카메라 시장에서도 업계 1위의 시장 지위력을 갖고 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캐논코리아의 매출 실적은 신통치 못한 형편이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이 강화되면서 카메라 업황이 예전만 못한 가운데 2019년엔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의 활동이 제한되면서 카메라 시장은 더욱 쪼그라들었다.

이에 지난해 캐논코리아의 매출은 크게 뒷걸음질을 쳤다. 지난해 매출은 992억원으로 전년 동기(1,393억원)보다 28.8% 감소한 99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캐논코리아가 설립된 이래, 역대 최저 매출 수준이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7% 줄어든 37억원으로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7% 늘어난 48억원으로 집계됐다. 판매 관리비용 지출을 줄이면서 영업이익 축소는 그나마 방어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목할 만 점은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에도 일본 본사에 대한 폭탄 배당 기조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캐논코리아는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본사에 455억원(주당 배당금 1만6,728원)이다. 이는 지난해 거둔 순이익(36억원)의 1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배당성향은 1,264%에 달한다. 

캐논코리아는 최근 몇 년간 고배당 기조를 보여온 곳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순이익의 60% 가량을 본사에 배당했다. 그런데 역대 최저 매출을 기록한 지난해엔 배당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20배 이상 불렸다. 캐논코리아는 2019년에는 21억8,000만원(주당 배당금804원)의 배당금을 집행한 바 있다.  

캐논코리아의 지분 100%는 일본 본사(Canon Inc.)가 보유하고 있다. 막대한 배당금은 일본 본사에 고스란히 전달될 전망이다.  

이 같은 고배당 행보는 뒷말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수출 규제 조치 이후, 국내에선 일본계 회사에 대해 보다 엄격한 시선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 사업에 대한 투자나 사회공헌은 소극적인 반면, 일본 본사에 대한 고배당 행보를 보이는 기업들에 대해선 날선 시선이 제기돼 왔다.  

캐논코리아는 지난해 8,443만원을 기부금 항목으로 지출했다. 전년 동기(2,260만원)보다는 증가한 액수지만, 회사의 규모와 거액의 배당금 집행액과 비교하면 다소 초라한 수준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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