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제의 중심에 선 ‘곰표 밀맥주’ 제품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선 ‘곰표 밀맥주’ 제품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CU 편의점이 보일 때마다 “곰표 밀맥주 있나요?”라며 묻고 다닌지 5개월이 다 돼간다. “곰표 (밀맥주)는 없어요”라는 편의점 사장님들 대답에 지쳐갈 무렵, ‘곰표 밀맥주’ 300만개 물량이 공급된다는 소식을 듣고 환호했다.

곰표 밀맥주는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과 소맥분 제조 브랜드사 대한제분, 수제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가 지난해 5월 출시한 수제맥주다. 출시 이후 공급 물량 부족으로 최근까지 품절 사태를 겪어오다가, 주류 제조 면허를 가진 제조사가 타 제조업체의 시설을 이용한 주류 위탁생산(OEM)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가 완화 되면서 대량 공급이 가능해졌다.

이에 대한 세부 시행령이 고시된 지난달 곰표 밀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는 롯데칠성음료에 OEM을 의뢰해 본격적으로 대량 제조에 돌입했다. 이렇게 제조된 곰표 밀맥주 총 300만개는 지난달 29일부터 판매처에 공급됐다.

◇ 곰표 밀맥주 마셔보니… 부드러운 목넘김·적당한 탄산

지난달 30일 퇴근 후 곰표 밀맥주를 사러 CU로 향했다. “오늘은 곰표 (밀맥주) 있죠?”라고 묻기도 전에 사장님은 “곰표 (밀맥주) 방금 들어왔어요!”라며 곰표 밀맥주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줬다. 재빨리 곰표 밀맥주 4캔을 계산해 집으로 달려왔다.

맛부터 보고싶지만 설레이는 마음을 추스르고 패키지부터 살펴보자. 제품 겉면을 보면, 대한제분 밀가루 브랜드 ‘곰표’ 로고 아래 지그시 눈을 감은 표곰(대한제분 마스코트)이 맥주를 마시는 그림이 그려져있다. 기성세대에게는 옛 향수를, 젊은세대들에게는 귀여운 것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곰표 밀맥주’(왼쪽) 제품과 맥주를 잔에 따른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곰표 밀맥주’(왼쪽) 제품과 맥주를 잔에 따른 모습. /사진=남빛하늘 기자

캔을 따자마자 고소한 밀향과 함께 은은한 복숭아향이 집안 가득 퍼졌다. 내용물을 잔에 따라보니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금색 빛깔을 띄었다. 부드럽고 하얀 거품도 적당히 만들어졌다.

드디어 곰표 밀맥주를 직접 마셔볼 시간이다. 우선 첫 맛에서는 복숭아, 파인애플과 같은 싱그러운 과일맛이 느껴졌다. 같은 밀맥주 제품인 ‘블랑 1664’ ‘호가든’과 비슷했다. 하지만 곰표 밀맥주에서 과일향이 보다 더 강하게 나는 듯 했다.

사실 기자는 곰표 밀맥주에 대해 ‘밀가루 회사와 협업한 제품이니까 텁텁할 것 같다’는 괜한 선입견이 있었지만, 이런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밀맥주답게 목넘김은 무척 부드러웠고, 밀맥주인데도 불구하고 라거같은 탄산 느낌도 제법 났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곰표 밀맥주를 마셔본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비슷한 반응이었다. 30대 남성은 “향기롭고 부드럽고, 가볍게 마시기 좋은 맥주”라고 평가했고, 20대 여성은 “한 캔만 더, 한 캔만 더 하다가 네 캔을 한 번에 다 먹었다”고 전했다.

50대 남성은 “맛도 물론 좋았지만 곰표 디자인이 정감 가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과일향이 생각보다 강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평가도 내놨다.

곰표 밀맥주가 ‘품절템’이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기성세대들에겐 곰표 밀가루 패키지를 통해 추억을 불러일으켰고, 귀엽고 희귀한 것을 경험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하는 것을 좋아하는 젊은세대들의 취향도 저격했다.

또 남녀 누구나 편하게 즐기기 좋은 대중적인 부드러운 맛도 품절 사태에 한몫을 더했을 것이다. 실제 12일 기준 SNS 인스타그램에는 ‘곰표맥주’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2만4,000여개 달할 정도로 관련 제품에 대한 후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곰표 밀맥주는 편의점 CU가 단독 판매 중이며,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도 일부 물량(5% 수준)이 공급되고 있다.

곰표 밀맥주는 대량 공급 2주 만에 월 생산량 300만개 완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CU는 이미 지난 11일 점포에 곰표 밀맥주 발주 중단을 안내했다. 이번주까지 입고되고 당분간 품절 상황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판매 재개는 이달 말 예정이라고 하니, 아직 곰표 밀맥주를 먹어보지 못한 소비자들은 서두르는 게 좋겠다. 또 언제 품절될 지 모르니 말이다.

관련기사

키워드

#곰표밀맥주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