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권 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당 일각에선 혁신이 시작됐다며 고무된 반응도 나온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당권 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그간 나경원 전 의원의 뒤를 이어 2위에 기록했지만, 이번에는 선두로 치고 나온 것이다. 세대 간 대결 구도가 치열해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판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PNR에 의뢰해 지난 14일 실시한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20.4%로 1위에 올랐다. 뒤를 이어 나경원 전 의원(15.5%), 주호영 전 원내대표(12.2%)가 자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 전 최고위원이 강력한 주자인 나 전 의원을 꺾은 것은 처음이다. 그는 출마 의사를 밝힌 뒤 지난 8일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18.5%)의 뒤를 이어 2위(13.9%)를 차지하는 등 기세를 올려왔다. 쿠키뉴스의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도 13.1%로 나 전 의원(15.9%)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정치권에선 그간 이 전 최고위원이 ‘젠더 이슈’에 꾸준히 목소리를 높여 왔다는 점을 이번 상승세의 원인으로 꼽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번 여론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을 지지한 남성 비율(25.2%)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는 여성들에게서도 1위(15.6%)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성 갈등 구도를 만드는 것으로 보긴 어렵고, 젊은 세대가 앞으로 젠더에 대해 어떤 사회적 합의를 가져야 되는지 관심이 깊어져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당 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최근 구도가 ‘신진 세력’과 ‘중진 세력’의 대결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파급력이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장 당 일각에선 ‘혁신’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는 긍정론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의 새 출발, 세대교체를 통한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며 “유쾌한 변화에 모두 손잡고 함께 가자”고 말했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 사실상 ‘청년들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민심이라는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갈수록 제 생각에 공감하는 분들이 저 연령층에서 전 지역에서 늘어나고 있다고 본다”며 “오세훈 시장 선거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 많이 보도 됐고, 실제로 선거과정 중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젊은 사람들이 중심에 섰던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더 큰 선거에서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돌풍’의 원인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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