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를 추모하는 글을 올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당권 경쟁자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당권에 도전한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를 맞아 이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주 전 원내대표는 혐오범죄가 없는 안전한 사회를 강조하며 ‘이대남‧이대녀‧성별 대립’ 등을 거론했는데, 이를 두고 당권 경쟁자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주 전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오후 페이스북에 “우리 사회 여성들과 함께합시다”라며 지난 2016년 일어난 강남역 살인사건을 추모했다. 그는 “여성에 대해 묻지마 살인사건이 난 지 벌써 5년이 됐다”며 “혐오범죄를 막고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고 말했다.

직접 추모 게시판에 올린 글도 소개했다. 그는 “5년이 지나도 그 죽음은 슬픔으로 가득하다. 그것은 단지 여성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슬픔”이라며 “지난 5년 우리 사회는 얼마나 안전해졌고 여성들은 안전하게 공공시설을 이용하고 어두운 골목을 귀가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본다”고 덧붙였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어 “페미니즘, 이대남, 이대녀, 성별 대립... 우리 모두가 서로를 지켜주고 존중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이라며 “이러한 차별적이고 혐오적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주 전 원내대표의 발언이 당권 경쟁자인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한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앞서 이 전 최고위원은 4‧7 재보선 승리 요인으로 “20‧30대 남성의 표 결집력”을 꼽았다. 이 과정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의 ‘페미니즘’ 논쟁을 벌이기도 했는데, 토론 과정에서 강남역‧이수역 사건에 대해 형사사건을 ‘젠더 프레임’으로 씌운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자 정치권에선 젠더 이슈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전날(17일) 대표단 회의에서 “‘안티 페미 코인’ 장사로 자극적인 혐오 선동하면 뉴스거리로 오르내릴 수 있다는 성공사례를 만드셨다”고 비판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최고위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지난 2018년 바른미래당 대표 선출 합동 토론회 영상을 올렸다. 당시 그는 영상과 함께 “동서화합과 같은 낡은 숙성된 정치구호를 들고나와서야 어떤 젊은 유권자들이 반응하겠나”라며 “혜화역 시위 등으로 주목받는 젠더 이슈나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폭넓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이 글을 공유하며 재차 자신의 뜻을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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