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이 장고(長考) 끝에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동시에 치러야 하는 만큼 “단순한 경륜과 패기가 아닌 지혜와 결단력이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과 곧 이어질 지방선거라는 거친 항해를 이끌 선장인 이번 당 대표 책무는 우리 국민의힘은 물론 대한민국 운명마저 결정할 만큼 막중하다”며 “대선승리의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성취해 정권교체의 힘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출마설이 꾸준히 새어 나왔지만, 공식 선언까지는 다소 늦었다. 이에 대해 그는 “(정권교체를 위한) 나경원의 역할은 무엇인지 숙고의 긴 터널을 걸어왔다”고 평가했다. 결심을 굳힌 데는 “당 대표로 이끌어가는 것이 필요한 때라는 판단”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야권을 하나로 묶어내고 혼란스러운 당을 수습해 내야 하는 어려운 순간”이라며 “어떻게 보면 가시밭길이고 십자가를 지고 가는 어려운 당대표 자리지만 국민이 참여하는 정권교체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각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강점으로 ‘정치력’과 ‘결단력’을 강조했다. 초선-중진 대결로 굳어진 당권 경쟁에서 단순한 패기와 경륜이 아닌 실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4선 국회의원,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을 맡아온 이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당권 공약으론 △스마트한 정당 △스피디한 정당 △용광로 같은 정당을 내걸었다. 그는 “MZ세대의 현안부터 치매 어르신들의 아픔,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스마트한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유능한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당과 시도당 및 각 당협위원회의 쌍방향 신속한 소통을 통해 민심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아픈 민심을 세심하게 돌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정권 교체를 위해서 ‘용광로’ 같은 정당이 돼야 한다는 점에도 힘을 실었다. “지역, 세대, 계층, 가치의 차이를 극복해 모두 녹여내겠다”는 것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모든 후보들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그는 “그를 위해 대선 경선 과정을 파격적으로 운영해나가고, 저 나경원은 용광로를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당장 야권 대통합을 위해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결합이 중요한 과제다. 그런 만큼, 당 대표가 된다면 야권 후보 모두를 곧바로 만나겠다는 입장이다. 나 전 의원은 “당 대표가 된다면 야권 주자가 될 수 있는 모든 후보들을 접촉할 생각”이라며 “윤 전 총장뿐만 아니라 김동연 전 부총리, 안철수 대표도 모든 가능한 야권 후보를 다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해선 “정치는 현실”이라며 “대선후보가 되고 대통령 준비를 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에 들어올 수밖에 없는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당헌상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즈음에는 윤 전 총장이 들어와야 하나는 것이다. 국민의당과 합당 논의에 대해선 신중론을 보였다.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기는 단일화나 이기는 통합 이런 게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나 전 의원은 전날(19일) 대구와 부산 민심잡기 행보에 이어 이날은 광주로 향한다. 5·18 민주묘지를 방문하고, 민심을 듣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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