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필(미 델라웨어대학 사회학 박사)
김재필(미 델라웨어대학 사회학 박사)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24일 0시 현재 1차 누적 접종자는 379만 2,906명으로 전 국민의 약 7.4%이고,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174만 6,336면으로 전 국민의 약 3.4%일세. 현재까지 받아야 하는 접종 대상자 639만 5,911명 중 59.3%가 1차 접종을, 27.3%는 2차 접종을 끝냈다네. 달리 말하면, 40.7% 즉 대상자 10명 중 4명은 아직 1차 접종도 하지 않았다는 뜻이지. 27일부터 시작하는 고령층 접종 예약률도 아직 높지 않아. 70~74살은 64%, 65~69살은 57%, 60~64살은 43%에 머물고 있어.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높여야 집단면역이 이루어지고,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지라도 팬데믹으로부터 지금보다는 더 자유로운 삶이 가능하게 될 텐데 접종률이 기대에 못 미쳐 걱정일세.

접종률이 얼마나 되어야 집단면역이 가능하냐고? 우리나라는 미국과는 달리 확진자 비율이 높지 않아 예방접종률은 미국보다 훨씬 더 높아야 한다는군. 방역에 성공해서 집단면역이 더 힘들어지다니 참 아이러니일세. 전문가들에 의하면 전체 인구의 60~70%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가져야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다네. 전체 인구의 60%가 면역력을 갖기 위해서는 백신 효과를 고려할 때, 전체 인구의 대략 75%가 백신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는군. 여기서 한국 인구의 17%를 차지하는 18세 미만 아동 청소년 인구를 빼면, 성인 인구의 90% 정도가 백신을 맞아야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지난 3월 중순에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인식 조사’에서 “백신접종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68%에 불과했네. 90% 이상 맞아야 집단면역이 달성된다는데 성인인구 10명 중 7명만 맞겠다고 응답했으니… 고령층의 접종률이나 접종예약률이 낮다고 정부나 전문가들이 걱정할 수밖에. 이제는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원하는 사람들 모두가 접종률을 높이는 방법을 함께 고민할 때일세.

백신접종에 대한 불안과 거부감은 백신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네. 1798년 에드워드 제너(Edward Jenner)가 우두(cowpox) 접종을 통해 천연두 감염을 근절할 수 있다고 발표했을 때에도 (백신vaccine이라는 단어가 암소를 뜻하는 라틴어 ‘vacca’에서 유래한 이유)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반대했지. 병에 걸린 동물에서 나온 더러운 물질을 사람 몸에 넣는 일을 혐오하는 사람도 있었고, 우주 접종이 사람을 소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어. 자신의 환자가 앓고 있는 질병을 백신 접종 탓으로 돌리는 의사들도 있었고, 뇌 손상을 일으키거나 완전히 새로운 질병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지. 하지만 우두 접종을 받으면서 천연두 사망률은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우두 백신 덕분에 인류는 더 이상 천연두로 고통을 받지 않게 되었어.

코로나19 팬데믹 고통에서 벗어날 쉬운 방법은 아직 없네. 전 국민의 60~70% 이상이 면역을 형성하는 ‘집단면역’을 이루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설사 성인 인구 90%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여 집단면역을 달성한다고 해도 그게 코로나19의 끝도 아니네. 왜냐고? 시간이 지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백신을 맞아야 하니까. 독감 백신은 면역력이 대략 6개월 정도 유지된다고 하더군. 지금 맞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얼마나 오래 면역력이 지속될지 아직 아무도 몰라. 독감처럼 매년 맞아야 집단면역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어린이든 어른이든 주사 맞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네. 하지만 백신이 ‘아직까지는’ 나와 내 가족,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사회를 바이러스부터 지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누구나 맞아야 하네. 의과대학 교수이자 과학옹호자인 조나단 M. 버만이『백신 거부자들: 잘못된 정보는 어떻게 백신 공포를 만들어내는가』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기보다 더 힘든 상황에 처해있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백신접종에 응해야 하는 게 윤리적으로도 올바른 선택임을 잊지 말게.

“그 성격상 예방접종은 의료상 이유로 예방접종을 할 수 없거나 의료에 접근할 수 없는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해 다수의 참여를 요구한다. 의료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의료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 또는 보호해주는 백신을 접종받을 수 없는 의학적 조건을 가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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