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통상 오너일가들이 올해 들어 잇따라 자사주 매각에 나서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대림통상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대림통상이 수년째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도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가 성장세도 신통치 못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대주주이자 수장인 고은희 회장이 주가 부양에 적극 나서기는커녕, 잇따라 자사주 매각에 나서고 있어 주주들의 볼멘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 주가 지지부진 한데… 오너일가, 자사주 잇단 매도 빈축 

대림통상은 수전금구, 비데와 감지기, 샤워부스 등을 생산·판매하는 건자재 종합 전문기업이다. 고(故) 이재우 회장이 1970년 설립한 기업으로, 이재우 회장이 2015년 10월 별세한 후 그의 아내인 고은희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대림통상의 실적은 썩 좋지 못한 상황이다. 2018년부터 최근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대림통상은 2018년 연결기준으로 11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시작으로 2019년 -25억원, 2020년 69억원의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적자도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엔 12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 대해 대림통상 측은 “코로나19 등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감소와 유형자산 감액으로 영업손실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대림통상은 올해 1분기도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대림통상은 1분기 5억5,000여만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가 흐름도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대림통상의 주가는 3년째 큰 반등세를 보이지 못한 채 약세를 이어왔다. 특히 2020년 결산배당까지 실시하지 않으면서 투심은 더욱 얼어붙은 모양새를 보였다. 

그런데 올해 들어 오너일가의 잇단 주식 매도까지 이어지고 있어 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은희 대림통상 회장은 올해 2월부터 잇따라 자사주 매각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두 차례에 걸쳐 총 13만6,661주를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3월 2일 14만8,037주를 팔았다. 이어 4월 26일부터 30일까지 다섯 차례 걸쳐 총 6만948주 각각 매도했다.

이달에도 고 회장의 주식 매도 공시는 이어졌다. 고 회장은 5월 12일부터 18일까지 44,198주를 매도했다. 고 회장이 올해에만 매각한 주식수는 38만9,844주에 달했다. 이에 따라 고 회장의 지분율은 26.28%에서 23.72%로 낮아졌다. 

주식 매도에 나선 것은 고 회장뿐만이 아니다. 고 회장의 딸인 이효진 부사장도 2월과 3월 각각 13만998주와 3만9,463주를 매도했다. 이에 따라 이 부사장의 개인 보유 지분율은 13.39%(2020년 12월 말 기준)에서 12.28%로 낮아졌다.

통상 주식시장에서 오너일가의 지분 변경 이슈는 민감하게 인식된다. 보통 오너일가나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 책임경영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에 회사의 주가가 부진하거나 투심이 약화됐을 때 경영진이나 오너일가가 주가 방어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도 한다.

반면, 매도의 경우 부정적 이슈로 인식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투자심리 약화로 일시적인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림통상 주식 토론방에선 일부 주주들의 볼멘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주가 흐름이 부진한 상황에서 최대주주 지분 매각 이슈까지 잇따라 부각되다 보니 불만 목소리가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 주주는 포털 종목게시판에 “집안 식구들이 돌아가면서 (주식을) 팔고 있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고 회장과 이 부사장은 디앤디파트너스와 각자 보유 지분을 통해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사다. 디앤디파트너스는 대림통상의 38.9%를 보유하고 최대주주로, 고 회장과 이 부사장이 각각 지분 50%씩 총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고 회장과 이 부사장은 대림통상의 각자 개인 보유 지분을 통해 개인 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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