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창립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 지사 측은 야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재인-이재명 갈라치기’에 “이간질”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창립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재명계는 야권 일각의 ‘문재인-이재명 갈라치기’에 대해 “이간질”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를 앞두고 여권에서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의 속내가 편치 않다. 야권에서 잊을만 하면 한번씩 ‘이재명의 정치 보복설’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상 상황이 아니라면 야권이 유력 대선주자인 이 지사를 견제하기 위해 이 같은 설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선 후보로 선출되려면 민주당 최대 주주인 친문 진영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설이 자꾸 거론되는 것이 이 지사 측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지난 23일 MBN ‘시사스페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요즘 잠이 안 올 것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내가 죽는다는 생각은 늘 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야당 대선후보가 누가 될 지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지금은 언론이나 많은 사람들이 이재명 지사를 꼽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 지사에게 (대선후보 자리를)주기 싫을 것”이라며 “주면 자기가 퇴임 후 당할 수 있다. 가장 걱정스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비슷한 주장을 한 바 있다. 김 권한대행은 지난 1월 25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분(이재명)이 계속 뜨고 있으니까 현 정권 입장에서는 걱정이 되겠지”라며 “현 권력에 몸담고 있는 분들도 이재명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자기들 다 쫓겨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낙연 대표는 지지율도 떨어질 뿐더러 친문 진영에서는 별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로 계속 흘러가고 있고 김경수 경남지사는 사실상 낙마한 것”이라며 “지금 친문 진영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후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 현 권력층들을 계속해서 케어해 줄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계 이규민 민주당 의원은 “이간질”이라고 발끈했다. 이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홍준표 의원의 주장을 언급하며 “자기 뇌피셜을 방송에 나와 떠드는 것도 그렇고, 그 진단이란 게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난다”며 “조폭의 논리는 그런 것이다. 조폭은 그렇지만 민주당은 그렇지 않다는 걸 몇 번을 말씀 드려야 알아 들으실까”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이 정치보복이 두려워 잠이 오지 않는다? 그런 건 죄 지은 사람들의 심리인데 경험이 많으신가”라며 “문 대통령은 부처의 연민을 가진 분이다. 명백히 잘못 짚으셨다. 이 지사도 그런 분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큰 갈등 없이 차근차근 나아가니 불안하신 모양이다. 문 대통령과 이재명 지사를 이간질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이렇게 정하셨나. 출구전략이 형편없다”며 “홍 의원, 패잔병에 가까운, 국민의힘도 멀리하려는 자신의 처지를 먼저 살피고 빨리 조치를 취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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