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지난 24일 오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당권에 도전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에 정치권이 소란스러운 분위기다. 그간 볼 수 없던 ′이례적인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당장 국민의힘 내에서부터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당 밖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을 경계하는 듯한 발언도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거를 주재하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특정인에 대한 호불호를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도 “디자이너가 젊다고 해서 엔지니어가 역할하는 데 지장이 있고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젊은 당 대표’를 둘러싼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김 권한대행은 중립적인 관점으로 말했지만, 당내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의 ‘바람’을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며 공개 지지에 나섰고,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시대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치켜세웠다.

이날도 긍정적 평가는 이어졌다. 성일종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새로운 역동성과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당심하고 민심이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 대표 선거를 향한 관심이 가히 폭발적이다. 그 배경에는 젊은 후보들이 있다”며 “당선 여부를 떠나 우리 보수 정당에서 0선, 초선의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돌풍을 일으키고 관심을 받을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와 개혁에 대한 국민의 뜻이 얼마나 큰지 느껴지지 않는가”라며 이들의 돌풍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러한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을 견제하는 시선도 여전하다.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24일) 페이스북에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더니 언행은 노회한 기성정치인을 뺨친다”고 대놓고 비판했다. 앞서 이 전 최고위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감사하다’고 표현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한 언행이라 더욱 씁쓸하다”며 “젊고 신선한 정치를 하겠다는 이 후보의 언행이 무척이나 공허하고 씁쓸하게 느껴지는 하루”라고 덧붙였다.

당 밖에서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목소리를 냈다. 그는 “한때 지나가는 바람”이라며 “안타까운 몸부림으로 국민들이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을 불과 10개월 앞둔 중차대한 시점에 또다시 실험 정당이 될 수는 없다”며 “도탄에 빠진 국민들이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고 직격했다.

여권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을 폄훼하는 모습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긍정적으로 보면 새로운 신세대를 받아들이고 변화를 수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선 관리라고 하는 게 간단치가 않다”며 “물론 나이만 가지고 따질 수는 없지만, 그런 측면에서 고민이 많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같은 라디오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 되는 게 우리로서는 나쁠 것 하나도 없다”며 “그러나 제가 봤을 때 국민의힘 같은 경우 극단적 원심력이 작동해서, 더군다나 밖에 윤석열 포스트로 사실은 불안한 상태인데 이준석 당 대표가 되면 온데간데없이, 가뭇없이 사라질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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