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부발전이 지난해 채용 과정에서 취준생들을 상대로 갑질을 저질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부발전이 지난해 채용 과정에서 취준생들을 상대로 갑질을 저질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남부발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남부발전이 지난해 채용 과정에서 취업준비생들을 헛걸음시키는 갑질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남부발전 측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빚어진 혼란이라고 해명했지만 ‘채용 갑질’ 공기업이란 오명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국민일보는 지난 25일 남부발전이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채용 갑질 문제를 단독 보도했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남부발전의 지난해 하반기 채용 과정에서다. 당시 남부발전은 신입 직원과 인턴 등 131명을 채용했고, 절차는 1차 서류전형·2차 필기전형·3차 면접으로 이뤄졌다. 이 중 필기전형은 인성평가 및 기초지식평가로 구성되는데, 인성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기초지식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도 탈락한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9월 23일~24일 2,700여명의 서류전형 합격자 전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인성평가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해 9월 26일엔 다시 이들 모두를 대상으로 기초지식평가를 치렀다. 기초지식평가는 오프라인으로 서울 및 부산에서 진행됐다.

이후 남부발전은 지난해 10월 7일 필기전형 합격 결과를 발표했다. 인성평가 및 기초지식평가 결과가 나란히 이날 발표된 것이다. 

결과를 받아든 응시생 중 인성평가에서 탈락한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허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어차피 탈락했음에도 애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기초지식평가를 치른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남부발전 측은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강화를 위해 평가 방식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혼란이라고 해명했다. 이전엔 인성평가와 기초지식평가를 같은 날 치렀는데,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인성평가를 온라인으로 미리 진행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남부발전은 가뜩이나 힘든 취준생들을 상대로 갑질을 저질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남부발전의 기초지식평가는 별도의 차비나 식비가 제공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채용 과정에서의 코로나19 방역 강화 조치가 사실상 무의미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온라인으로 미리 진행한 인성평가 결과와 무관하게 서류전형을 통과한 모든 응시생들이 오프라인 기초지식평가를 치렀기 때문이다. 

한편, <시사위크>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한 남부발전 측 입장 및 올해 채용 절차에 대해 문의하고자 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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