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대선 출마 의지를 보이면서도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뉴시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대선 출마 의지를 보이면서도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대선주자들의 등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정치권 밖에서 몸풀기를 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그 주인공이다. 이 두 사람이 대선 정국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김 전 부총리는 주요 선거철마다 여야 모두에서 영입 대상 1순위로 거론돼왔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해 21대 총선도 지나쳤고,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제의도 고사했다.

그러나 내년 3월 치러지는 대선은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2018년 12월 자리에서 내려온 이후 정치권에서 대선후보군으로 꾸준하게 거론돼왔다. 김 전 부총리 스스로도 대선 출마설을 자가발전시키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정치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제안을 거절하며 ‘새판짜기’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가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는 우리 정치에 이기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판을 짜는 ‘경장(更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정치권에선 그가 제3지대 정치세력화를 통해 차기 대선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21일 유쾌한 반란이 주관하는 ‘청년들과의 공감, 소통의 장 영리해’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지금 대선 같은 것에 대해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부총리직 퇴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대선 출마 가능성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는 26일 보도된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통찰력이 뛰어나신 원로분이 갑자기 저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주신 것에 대해 당혹스러우면서도 감사하다”며 “그러나 그분의 판단과 제가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할지는 별개의 문제다”고 밝혔다.

◇ ‘여야 사이에서 아직도 갈팡질팡?’

김 전 부총리가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뜸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가 아직 대선 출마 시기와 방식에 대해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26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대선 출마를 어느 시점에 누구와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김 전 부총리의 고민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혼자 제3플랫폼으로 대선에 도전할 것인지, 아니면 야당 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손을 잡을 것인지 등에 대한 판단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혼자 독자 출마한다고 해서 의미 있는 지지율이 나오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김 전 부총리가 망설이는 이유는 자신이 없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에서는 김 전 부총리의 결단을 압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KBS 라디오에서 “김동연 전 부총리는 빨리 본인의 정체를 밝혀라”고 요구했다. 하 의원은 “김 전 부총리는 지금 왼쪽으로 갈지 오른쪽으로 갈지 갈팡질팡 하는 것 같다”며 “아직 자신의 주판알을 계속 튕기는 것 같고 별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이 계속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김 전 부총리가)민주당 내에 반이재명, 이런 생각도 있는 것 같다”며 “그리고 우리 보수 쪽에서 뛰는 생각도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지금 양다리를 다 걸치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가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정치권에서는 김 전 부총리 쟁탈전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경제 대통령 얘기와 함께 (이번 대선에) 나올 수 있다”며 “김 전 부총리는 흙수저에서 시작해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다.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야 할지에 대해 설계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김동연 전 부총리하고는 교감을 하고 있다”며 “김 전 부총리 스스로도 ‘저는 문재인 정부 초대 부총리’라고 말씀을 하셨고 저한테 말씀하실 때도 사람이 살아가는 데 신의가 중요하다라는 말씀을 하시더라”면서 ‘국민의힘행’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24일 CBS라디오에서 이광재 의원의 언급에 대해 “자꾸 그런 얘기하지 말라”면서 “김 전 부총리 마음은 이미 문재인 정권에서 떠났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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