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사업을 향한 국내 게임사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한편 미래 경쟁력까지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금융 사업을 향한 국내 게임사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한편 미래 경쟁력까지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금융사업을 향한 국내 게임사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그동안 금융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키우는데 주력해온 국내 게임사들은 기존 게임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을 모색,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금융 이해도 키운 게임사들… 미래 경쟁력 키울 듯

컴투스는지난 26일 케이뱅크 주식 769만2,308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5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취득 예정일은 오는 6월 30일이다. 이에 따라 컴투스는 케이뱅크 지분 2.06%를 보유하게 된다. 

컴투스는 이번 케이뱅크 유상증자 참여 기업 중 유일하게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전략적 투자자(SI)다.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컴투스는 게임과 금융과 시너지를 높일 다양한 사업기회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게임과 인터넷은행은 디지털 기술력이 결집된 고도화된 미래 산업으로 이미 두 분야에 대한 다양한 크로스오버가 진행되고 있다”며 “컴투스와 케이뱅크는 게임 및 유관 산업과의 업무 제휴 및 전략적 신규 사업 제휴를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게임사의 금융 사업을 향한 관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 게임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금융 사업에 발을 들여온 곳이 NXC이다. 지난 2018년 유럽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 투자를 시작으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해 금융시장에서 주식이나 채권을 단기간에 사고팔아 수익을 내는 트레이딩 플랫폼 개발을 위한 자회사 ‘아퀴스’를 설립했다. 아퀴스 설립 이후 버진아일랜드의 NIS 인드라 펀드에 1,141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넥슨은 지난해 12월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게임과 금융을 결합한 신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양사는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기반의 신규 사업모델 발굴, 금융 인프라 기반의 결제사업 추진 등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함께 합작법인 ‘AI 간편투자 증권사’를 설립했다. 엔씨의 NLP(자연어처리) 기술과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의 금융 데이터를 접목한 ‘AI PB’를 선보이기 위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넷마블은 연내 상장을 위해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에 초기 출자에 투자, 현재 지분 3.74%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금융사업 투자 행보에 업계에서는 지난 몇 년간 금융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충분히 높여온 만큼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게임과 금융 사업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사업 전략을 구상하기 위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게임 업계는 국내외 게임사들과 치열한 입지 경쟁을 벌이며 이용자를 확보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이 국내 게임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매출도 분산되고 있어 최근에는 해외 매출을 견인하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이에 중장기적인 성장세를 견인하기 위해 게임 업계가 금융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마케팅을 전개, 유입 가능성이 높은 신규 이용자를 공략함과 동시에 기존 이용자들에게는 금융 혜택을 제공해 이탈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최근 국내외 게임 시장에 불고 있는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디지털 화폐의 대중화에 대비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이용자 개인의 아이템에 소유권을 부여할 수 있는 NFT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일부 게임사들은 문화예술 업계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금융 업계와 손을 잡은 국내 게임사가 이들의 경험과 노하우 등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세계 경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고 그 영향이 게임산업에도 미치고 있다”며 “금융 업계가 전세계 경제 흐름에 대응해온 노하우와 경험, 기술 등이 풍부한 만큼 두 산업간 합종연횡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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