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부회장의 3세 시대를 본격화한 고려아연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 최윤범 부회장의 3세 시대를 본격화한 고려아연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산업현장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2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최윤범 부회장의 3세 시대가 본격화했지만, ‘산재 잔혹사’를 끊지 못하는 모습이다.

◇ ‘사고사망 만인율 1위’ 고려아연, 또 2명 목숨 잃어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30일 오전 9시 30분쯤이다.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에 위치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컨테이너 청소 작업을 하던 근로자 2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작업 중 유독가스를 흡입해 질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선 상태이며, 기초적인 조사가 마무리되면 회사를 상대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고용노동부는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체 공정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사고 원인 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감독도 진행할 방침이다.

고려아연의 사망사고 후폭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걷잡을 수 없는 비판 여론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고려아연이 앞서도 중대재해 문제로 수차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2018년 근로자 수 대비 산재사고 사망자 비율을 의미하는 ‘사고사망 만인율’에서 원·하청 통합 수치는 물론 하청노동자 수치에서도 가장 높은 숫자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남겼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지난 2월 산재 관련 통계자료를 발표하며 하청노동자의 사고사망 비중이 높아 ‘위험의 외주화’가 의심되는 사업장 5곳을 선정했는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도 여기에 이름을 올렸다.

고려아연은 최근 최윤범 부회장의 3세 시대를 본격화하며 새로운 출발에 나선 상태다. 최윤범 부회장은 2019년 3월 고려아연 각자 대표이사 중 하나로 선임된 데 이어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한 올해는 부친인 최창근 회장이 고려아연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최윤범 부회장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재 사망사고가 또 다시 반복되면서 고려아연과 최윤범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개선 의지를 갖고 있는지 커다란 물음표가 붙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고려아연은 최근 폐기물 매립장 설치 특혜 의혹, 장기간 폐수 측정 데이터 조작 및 공무원 매수 의혹 등에 연이어 휩싸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산재 사망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최윤범 부회장의 3세 시대는 출발부터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게 됐다. 

한편, 고려아연 측은 사고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31일에도 “조사가 진행 중이며, 회사 차원에서 파악하고 있는 것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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