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연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접점을 늘리는 등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점차 가시화 되는 가운데, 이를 맞이하는 정치권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당장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행보에 고무적인 분위기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총장의 ‘가족 비리’를 정조준하며 본격 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2일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왜 이렇게 안 나서냐, 빨리 대권 도전 의사를 표명해야 할 거 아니냐 (물었다)”며 “그러니까 열과 성을 다해서 여기에 몸과 마음을 바쳐서 정권교체에 앞장서겠다는 그런 뉘앙스로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앞서 지난달 29일 윤 전 총장과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이 먼저 연락이 와서 만남이 성사됐다는 설명이다. 윤 전 총장은 권 의원 외에도 정진석 의원, 윤희숙 의원 등을 연달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범 의원과 장제원 의원과는 직접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 윤 전 총장의 ‘등판론’에 무게가 실리는 까닭이다.

국민의힘 내에선 윤 전 총장이 연일 소속 인사들을 만나는 것과 관련해 당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권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먼저 전화해서 만나자는 의미는 그리고 또 그 후 보도된 바 있듯이 우리 당의 여러 의원들하고 통화도 하고 만나기도 했지 않는가”라며 “이런 것을 종합해 보면 윤 전 총장이 제3지대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굳이 우리 당 의원들을 만날 이유가 뭐가 있느냐”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합류 시기에 다양한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6월 중순쯤에 입당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전당대회 후 정계 진출 선언을 한 뒤 당내 대선 경선을 진행하는 9월 무렵에 들어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진영에 얽매이지 않은 채 대권 후보로서 정책 등을 알릴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이유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소통 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보고를 마친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민주당, ‘장모 의혹’ 고리로 공세 본격화

그간 정치권에서 윤 전 총장의 행보는 사실상 ‘깜깜이’ 상태였다. 각계 인사들을 만나 ‘공부’를 하는 것 이외에 어떤 정치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치권의 기류도 달라지고 있다. 그가 정치권의 발을 들이는 순간 미칠 파장이 상당한 탓이다.

무엇보다 여당에서는 윤 전 총장이 가장 ‘위협적 후보’인 후보인 만큼 견제의 시선이 다분하다. 직접적인 공세에도 나섰다. 특히 아킬레스건인 ‘장모 의혹’을 고리로 삼았다. 의혹을 끊어내지 못할 경우 대권 가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사과하면서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 기준은 윤 전 총장의 가족 비리와 검찰 가족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사건 파일’을 언급하며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그는 사실상 본격적인 공세를 예고한 것이다.

개별 의원의 지원 사격도 이어지고 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대권으로 가는 길과 효자 사위가 되는 길은 양립할 수 없다”며 “대권을 향하는 공인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장모를 사랑하는 사인으로 남을 것인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장모 의혹에 한없이 관대한 윤석열”이라며 “이것이 윤석열이 말하는 공정과 정의인가”라고 지적했다.

당장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 엄호태세를 갖추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만큼, 여권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윤 전 총장이 합류할 경우, 네거티브 대응 방안에 마련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비단주머니′를 언급했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 합류와 관련해 “우리 당의 버스에 올라타는 모든 분들을 환영한다”며 “안전하고 안락하게 모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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