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참전한 하림그룹을 향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뉴시스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참전한 하림그룹을 향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하림그룹이 뛰어들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인수 후보군 중 규모 및 자금력이 가장 큰데다, 앞서도 굵직한 M&A를 성사시킨 경험이 많아 인수전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항공업계가 국가기간산업 특성상 매우 깐깐하다는 점에서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을 향한 우려의 시선도 제기된다.

◇ 이스타항공 인수전 참전한 하림그룹

심각한 경영악화와 제주항공의 인수 추진 및 무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파산 위기, 그리고 이상직 의원의 구속기소로 이어진 소유주 및 경영진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노사갈등. 이스타항공이 최근 걸어온 길이다.

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스타항공이 새 주인 찾기에 나선 가운데, 인수전이 예상을 깨고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이스타항공 인수의향서 접수엔 10여 곳의 원매자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단연 주목을 끄는 건 하림그룹의 인수전 참여다. 하림그룹은 핵심계열사 중 하나인 팬오션을 통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인수전에 참여한 유일한 대기업그룹이자 규모 및 자금력이 가장 크고 M&A 경험도 풍부하다는 점 등이 하림그룹의 행보를 주목하게 만드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하림그룹의 이스타항공 인수 추진이 벌크선사인 팬오션과의 시너지효과를 통해 물류·운송 분야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김홍국 회장이 전북 출신이고 하림그룹 역시 전북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점, 이스타항공이 이미 고강도 구조조정을 거쳐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데다 백신 접종 확대로 항공업계의 전망이 개선되고 있는 점 등도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으로 지목된다.

아울러 하림그룹은 이스타항공을 품기 위한 자금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장의 인수 자금은 물론 인수 이후 재무문제 개선 및 신규 투자에 큰 부담이 없다는 분석이다. 김홍국 회장 역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이미 NS홈쇼핑, 팬오션 등을 인수한 경험이 있는데다, 팬오션의 경우 인수 이후 체질개선에 성공한 바 있다는 점은 하림그룹을 향한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다만, 일각에선 우려의 시선도 제기된다. 항공업계는 국가기간산업 특성상 다른 업계에 비해 깐깐한 문제가 많은 편인데, 하림그룹과 김홍국 회장은 그동안 여러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홍국 회장은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편법 승계 등을 둘러싼 논란 및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계열사 과다겸직, 이사회 출석률 저조 등의 논란도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다. 그런데 항공업계는 앞서 한진그룹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소유주 및 경영진에 관한 감시와 규제가 다른 업계에 비해 까다롭다. 이스타항공의 전 주인이었던 이상직 의원이 여러 논란 속에 구속기소된 점도 새 주인의 도덕성 문제를 대두시키는 요인이다.

한편, 이스타항공 인수전은 오는 7일까지 예비 실사를 거쳐 오는 14일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이스타항공은 이미 한 중견기업과 ‘인수합병을 위한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스토킹 호스’ 방식이 적용된다. 따라서 본입찰에서 써낸 인수가격이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곳보다 높아야 인수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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