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급성장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최근 상장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이효근 에스디바이오센서 대표이사. /에스디바이오센서 홈페이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급성장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최근 상장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이효근 에스디바이오센서 대표이사. /에스디바이오센서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경이로운 성장세를 기록한 SD바이오센서(에스디바이오센서)가 상장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몸값’을 둘러싸고 엇갈린 시각이 나오고 있다. ‘한탕잡기’식 상장이자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몸값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과, 실적 전망 및 성장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적정하다는 평가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 코로나19로 급성장한 에스디바이오센서, 상장 나서다

진단키트를 제조하는 바이오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달 18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10월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상장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지 7개월여 만이다.

이 같은 상장 절차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몸값’, 즉 공모가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희망공모가 밴드는 6만6,000원~8만5,000원으로 제시됐다. 이를 대입해보면, 이번 상장을 통해 1조264억원~1조3,199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시가총액은 6조8,000억원대~8조8,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최대치인 8조8,000억원은 3일 현재 기준으로 코스피 4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화솔루션, LG디스플레이,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 다양한 업종의 굵직한 기업들을 뛰어넘는다. 최소치인 6조8,000억원도 코스피 50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를 향한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몸값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과 적정하다는 평가가 교차하고 있다. 

먼저, 공모가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공모가 산정은 비교대상 기업을 선정한 뒤 이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도출하고, 이를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실적에 적용하는 전통적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같은 방식에서 첫 번째 기준점이 된 것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지난해 실적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1조6,861억원의 매출액과 7,382억원의 영업이익, 6,2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3배, 49배, 198배 급증한 수치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2019년 매출액은 729억원에 불과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5억원, 31억원 수준이었다. 그보다 앞선 해들의 매출 규모는 더 작았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이 같은 지난해 실적 및 성장세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발 빠르게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한 덕분이었다. 즉, 전례 없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나타난 현상인 측면이 강하다. 그럼에도 공모가 산정엔 평소 대비 수십~수백 배 급증한 지난해 실적만 적용된 것이다.

한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진단분야가 급부상하고, 증가한 실적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의 위세가 폭발적이었던 때의 실적 및 성장세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도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PER 도출의 바탕이 되는 비교대상 기업으로 해외 글로벌 기업이 포함된 점도 몸값을 둘러싼 논란을 부추긴다. 비교대상으로 선정된 3개의 기업은 국내의 씨젠과 미국의 써모피셔사이언티픽, 퍼킨엘머 등이다. 이들 기업의 PER을 살펴보면 씨젠은 8.3배지만, 서머피셔사이언티픽은 28.22배, 펄킨엘머는 20.86배에 이른다. 이를 통해 도출된 평균 값 19.09배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PER로 책정됐다.

문제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PER을 크게 끌어올린 2개의 해외기업이 SD바이오센서의 비교대상으로 적합한지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지난해 실적은 오로지 코로나19 진단키트에 의한 것인 반면, 서머피셔사이언티픽과 펄킨엘머는 지난 수십 년간 글로벌 의료기기 및 의료분석장비 업계를 주도해왔다.

즉,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기업가치는 코로나19 사태로 급증한 지난해 실적과 글로벌 선두기업들의 수치가 반영된 PER을 통해 산정됐다. 결과는 무려 11조7,500억원이다. 여기에 24.2~41.1%의 할인율이 적용돼 최종 희망공모가 밴드가 산정된 것이다.

◇ 공모가 둘러싼 엇갈린 시각… 흥행 여부에 관심 집중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오는 10~11일 진행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오는 10~11일 진행된다.

물론 이 같은 몸값이 적정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앞서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나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비해 실적이 월등히 높고, 올해를 비롯한 당분간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실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1분기에만 1조1,791억원의 매출액과 5,763억원의 영업이익, 4,3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급증했던 지난해 실적의 70%를 1분기에 이미 달성한 셈이다.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지만, 진단 역시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올해도 상당한 실적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충분한 기술력과 다양한 제품, 그리고 글로벌 생산·판매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진단시장이 많은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미래가 밝다는 것이다. 

이효근 에스디바이오센서 대표이사는 “코로나19 이후에도 나타날 여러 질병들을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정확하고 빠른 진단 토탈플랫폼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삶의 퀄리티가 높아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19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한편,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몸값에 대한 시장의 반응 및 상장 흥행 여부는 오는 10~11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어느 정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어 오는 15~16일 청약을 거쳐 24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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