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경쟁에서 당원명부 유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준석 후보가 자신을 향한 비방 문자와 관련해 다른 캠프에서 명부가 유출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자 나경원 후보가 이에 대해 ′음모론′이라며 맞받아쳤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서 당원명부 유출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자신을 향한 비방 문자와 관련,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을 지적한 데 대해 나경원 후보가 반발하면서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이 후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다른 후보 측에서 명부가 유출돼 그걸 보수단체에 있는 개인이 30만 명 넘는 당원한테 문자를 뿌린 정황이 발견된 것”이라며 “어떻게 30만 명 당원의 개인정보를 특정 캠프에서 보수단체 측에 넘길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논란은 이 후보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명부가 통째로 특정 캠프에 유출돼 이준석 비방 문자를 보내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 나타났다”며 “개인정보를 유출시킨 후보는 확인되는 즉시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후보는 이와 관련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엄정조사를 의뢰했다고도 밝혔다. 

나 후보는 터무니없는 음모론이란 반응이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전에 말씀드린 합리적 문제 제기와 우려에 대해서 난데없이 ‘음모론’이란 프레임으로 물타기를 했다. 정작 본인의 입장은 내놓지 못하면서 말이다”며 “그러더니 갑자기 아무 근거도 없이 마치 다른 후보가 당원 명부를 유출한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나 후보의 글을 공유하며 재차 반박에 나섰다. 이 후보는 “어떤 후보 측에서 유출했는지 의심이 간다고 언급하지도 않았는데, 나경원 후보만 발끈하는 것이 의아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선거기간 중 당원명부는 후보 측에게 밖에 제공이 안 된 상황에서 당원 명부에다 대고 권한이 없는 사람이 누군가 전체 문자를 쐈다면 후보가 유출한 거로 보는 게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서도 “(명부 유출은) 해킹 아니면 유출이다”라며 “그런데 해킹을 한다는 건 또 말이 안 된다”고 ‘유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면서 “그것 때문에 선거에서 크게 불리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어떤 후보 캠프인지는 모르겠으나 명단 관리 하나 제대로 못 하는 사람들이 대선에서 어떻게 신뢰감을 주면서 선거를 치를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당원 명부를 유출한 데 대해 ‘윤리위원회’에도 회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다른 후보들은 일제히 자신의 캠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나 후보는 이날 같은 라디오에 출연해 “저희 캠프에서는 그런 것이 유출된 적이 없다”며 “이것을 마치 저희 캠프나 특정 캠프, 중진들이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고 이런 구태한 선거를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지적을 했다”고 밝혔다.

주호영 후보도 “뉴스를 보고 우리 캠프에 점검을 해봤는데 전혀 그런 일이 없다”며 “그것이 캠프에서 나갔다면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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