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스타트업 육성조직 D2SF가 8일 온라인을 통해 네이버 밋업을 개최하고 지난 6년간의 성과를 공개했다. 네이버 내부 협력 조직과의 시너지를 내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 스타트업의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 이르면 올해말 완공 예정인 제2사옥을 테스트베드 삼아 기술 스타트업과의 협력 관계를 탄탄히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가 이날 네이버 밋업에 참석해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온라인 네이버 밋업 갈무리
네이버의 스타트업 육성조직 D2SF가 8일 온라인을 통해 네이버 밋업을 개최하고 지난 6년간의 성과를 공개했다. 네이버 내부 협력 조직과의 시너지를 내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 스타트업의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 이르면 올해말 완공 예정인 제2사옥을 테스트베드 삼아 기술 스타트업과의 협력 관계를 탄탄히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가 이날 네이버 밋업에 참석해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온라인 네이버 밋업 갈무리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지난 2015년 출범한 네이버의 스타트업 육성조직 D2SF가 6년간의 성과를 공개했다. 네이버의 각 조직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기술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 완공 예정인 신사옥을 테스트베드 삼아 사업을 확장시켜 나간다는 목표로 밝혔다.

◇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 제2사옥 적극 활용

네이버 D2SF는 8일 오전 온라인을 통해 네이버 밋업을 개최하고 지난 6년간의 성과를 발표했다. 네이버 D2SF에 따르면 그동안 투자해온 기술 스타트업은 70개, 투자금액은 약 400억원이다. B2B 분야 스타트업 투자 비중은 80%에 달하며 분야별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기술은 인공지능(AI)으로 51%를 기록했다.

최근 네이버가 관심을 갖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투자 비중은 14%, 모빌리티는 6%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 전체 기업가치는 1조3,000억원까지 올랐으며 기업가치 평균 성장률은 6배에 달한다. 후속투자를 받지 못할 경우 생존율이 급격하게 낮아지는 업계에서 네이버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 단 한 개 스타트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생존에 성공하며 99%의 생존율을 달성했다.

네이버 D2SF는 지난 6년간 기술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집중해왔다. 6년간 75개팀이 D2SF를 통해 배출됐고 기술 스타트업간 탄탄한 커뮤니티를 구축해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기술 스타트업간 밋업이 9,150회 이상을 기록하는 등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인력으로는 ‘학생’을 꼽았다. 현재 네이버 D2SF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풍족한 수도권과 달리 인프라, 투자자, 인력 등이 부족한 전국 과학기술대학교를 중심으로 산학협력을 추진, 기술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창업 상담을 진행하는 등 생태계를 풍성하게 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년간 총 46개 기술 스타트업의 인큐베이팅에 성공했다.

향후 사업을 확장하는데 있어 네이버와 기술 스타트업간의 시너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지난 6년간 네이버 내부 협력 조직과 교류한 기술 스타트업은 총 670개이며 네이버 내부 협력 조직은 약 30개다. 3년 전 네이버 내부 협력 조직이 10개였던 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네이버 D2SF는 이러한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향후 네이버와의 기술적 시너지가 예상되는 스타트업의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D2SF를 이끄는 양상환 리더는 “단기간 시너지를 내기 어렵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시너지를 낼 확률이 높은 기업은 ‘아웃라이어’로 칭하고 있다”며 “당장 네이버에서 협력 가능성 낮지만 미리 투자해서 향후 네이버 조직과 연결될 수 있어 어떤 이슈를 겪고 시장에 진출할지 고민하고 지지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르면 연내 완공 예정인 네이버 제2사옥에 기술 스타트업들을 위한 전용 공간을 마련, 네이버 내부 조직과의 협력 기회를 보다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양 리더는 “로봇, 자율주행, AI 등을 건물 전체에 자연스럽게 녹일 예정”이라며 “이 공간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기술 스타트업들을 입주시켜 다양하게 실험하고 성장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실제 체감 가능 기술 스타트업 투자… AI 사업 확장 예고

네이버 D2SF는 사람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감과 동시에 가장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분야의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양 리더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온라인 네이버 밋업 갈무리
네이버 D2SF는 사람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감과 동시에 가장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분야의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양 리더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온라인 네이버 밋업 갈무리

지난 6년간 네이버 D2SF를 이끌어온 양 리더는 향후 국내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최근 2년간 국내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가 좋은 흐름을 타고 만들어진 것 같다”며 “퓨리오사 등은 국내에서도 테크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인 만큼 이 생태계가 현재보다는 더욱 성장해 훌륭한 사례들을 만들어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후의 투자 기조에 대해서는 “제조 및 생산 현장의 문제를 기술로 혁신하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서비스 중심의 스타트업 투자는 다소 결이 다르다”며 “실제로 체감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략적인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우리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양 리더는 “투자를 하고 M&A가 거론되는 경우도 있지만 전략과 방향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 듯하다”며 “사내독립기업(CIC)이나 자회사에서 톱다운 형태의 요청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지속적으로 성장을 견인해온 기술 스타트업의 지분 투자, M&A 등은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력이 뛰어난데 아직 타이밍이 맞지 않아 성장이 어렵거나 하는 경우 후속투자를 하고 있다”며 “M&A도 잠재적으로 검토를 안 할 수가 없다. 늘 모든 기업은 잠재적 M&A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네이버와 투자 및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기술 스타트업들이 네이버의 경쟁 기업간 협력을 부담스러워하지 않는지에 대해 “강제로 협력을 하는 것을 전제로 계약을 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양 리더는 “투자 계약과 협력은 별개의 문제”라며 “네이버의 경쟁사와 시너지를 내는 경우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도 제재하는 경우가 없고 사전에 양해를 구하거나 동의를 구하는 작업은 하겠지만 (네이버에서) 먼저 제한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블루포인트파트너스, 퓨처플레이 등 초기 투자자들과 다른 네이버 D2SF만의 전략에 대해 양 리더는 “초기 투자자들은 기술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생태계를 만드는 것에서는 열심히 하시고 잘하시는 영역”이라며 “네이버 D2SF와 같이 기술 스타트업을 레버리지할 수 있으며 레퍼런스를 만들어 기술을 검증하거나 사업적 교두보 역할을 하는 것은 그 어떤 기업도 할 수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아웃라이어와의 시너지 전망에 대해서는 “정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 리더는 “전문가도 아닌 입장에서는 더욱 어려운 미션”이라며 “기본적으로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명제에 충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D2SF가 투자하는 분야 중 AI가 가장 활발하고 산학협력이 활발한 상황에 어떤 차별점을 만들지에 대해 양 리더는 “현재 AI 스타트업은 원천 기술보다 보편적이고 응용하기 쉬운 기술을 어떤 앱, 어떤 시장, 어떤 소비자 문제를 해결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며 “기술 자체가 얼마나 성숙하느냐에 따라 활용 범위가 달라지는 만큼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도상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라는 큰 스케일의 모델을 만들고 찾고 AI 엔진, 기술  등을 활용한 에코시스템 확장 노력을 하고 있다”며 “아직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그런 부분에서 네이버 클로바와 네이버 D2SF의 협력 강도를 높일지 논의를 시작했다. 하이퍼클로바라는 새로운 어젠다로 AI 역량 사업에 변화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내 완공 예정으로 알려진 네이버 제2사옥에 입주 규모와 기업 스타트업, 협력 계획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양 리더는 “기업 스타트업의 수 십 팀 정도는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만드는 단계인 만큼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며 “규모는 층 내부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어서 실제 입주 규모나 기업 수 등은 명확히 언급하기는 어렵고 하반기께 별도로 소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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