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비슷한 시기 나란히 등장해 함께 돌풍을 일으켰던 르노삼성자동차 SM6와 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가 이제는 동병상련 상황에 놓인 모습이다. 초라한 수준으로 내려앉은 판매실적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SM6와 말리부가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2016년이다. SM6는 그해 3월, 말리부는 4월에 출시됐다. 이후 SM6와 말리부는 함께 돌풍을 일으키며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오랜 세월 점령해온 시장이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컸다.
2016년 SM6의 판매실적은 5만7,478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고, 사실상 5월부터 판매가 이뤄진 말리부 역시 3만6,658대라는 준수한 성적표를 남겼다. 반면, 당시 현대차 쏘나타는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24.1% 감소했고 연간 판매 1위 자리도 아반떼에게 내줬다.
하지만 SM6와 말리부의 돌풍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현대차·기아가 적극적인 대응으로 맞불을 놓았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반응도 점차 식어간 것이다. 여기에 잇단 악재가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을 덮치면서 SM6와 말리부의 판매실적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SM6는 △2017년 3만9,389대 △2018년 2만4,800대 △2019년 1만6,263대로 뚝뚝 떨어진 판매실적이 지난해에는 8,527대까지 추락했다. 말리부 역시 △2017년 3만3,325대 △2018년 1만7,052대 △2019년 1만2,210대에 이어 지난해 6,548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올해도 내리막길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SM6는 5월까지 고작 1,196대의 누적 판매실적을 기록 중인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0.4% 감소한 수치다. 말리부도 같은 기간 1,375대의 판매실적으로 전년 대비 48.2%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판매 5,000대는커녕 3,000대를 넘기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판매실적 회복을 위한 해법을 찾기도 쉽지 않다는데 있다. 중형 세단 시장 전반의 하락세가 뚜렷한 가운데, 신형모델 출시 등을 통해 반등을 계기를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말리부는 2018년 11월, SM6는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한 바 있지만 이렇다 할 효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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