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9일 오전 3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토스뱅크 설립 준비 상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토스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3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은행업 본인가를 획득했다. ‘혁신과 포용’의 인터넷전문은행을 표방하고 나선 토스뱅크가 금융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토스뱅크, 9일 은행업 본인가 획득… 이르면 9월 영업개시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계열사인 ‘토스혁신준비법인’이 9일 개최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은행업 본인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토스혁신준비법인’의 사명은 이날 토스뱅크로 공식 변경됐다.

토스뱅크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다. 비바리퍼블리카가 34%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 이어 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 등이 각각 10%의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 SC제일은행, 웰컴저축은행, 한국전자인증이 기타 주주로 합류했다. 

토스뱅크는 지난 2월 본인가를 신청한지 4개월 만에 최종 승인을 받았다. 금융위원회는 손익분기점 도달 예상시점인 2025년까지 증자 계획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부대조건을 내걸고 본인가를 의결했다. 토스뱅크는 최종 영업 준비를 거쳐 이르면 9월 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본인가 결정이 내려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토스뱅크 설립 준비 상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이날 “기존 은행 서비스는 고객 포용과 경험 혁신 측면에서 여전히 아쉬움이 많았다”면서 “신용도가 낮거나 대출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1금융권 문턱을 넘지 못하는 금융소외계층이 많은 실정이다. 토스뱅크는 혁신적 신용평가모형으로 중·저신용자, 금융이력부족자에 1금융권 이용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고신용 고객은 물론, 중·저신용자, 금융이력부족자(Thin-filer), 중기·소상공인, 국내 거주 외국인 등 다양한 사용자들을 고객으로 포용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금융위의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계획’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영업 첫해부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설정하고, 40%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지속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2023년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 케이뱅크가 32%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목표치다.

토스뱅크는 토스 플랫폼의 고객을 기반으로 중금리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토스는 가입자수가 2,000만명에 달하는 막강한 플랫폼이다. 토스 앱 가입자 중 60%는 상대적으로 신용이력이 부족한 20·30대 MZ세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날 홍 대표는 “토스뱅크는 앱 토스를 기반, ‘원앱(One-app)’ 방식으로 서비스가 론칭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즉 별도의 모바일 앱을 출시하지 않고, 기존 토스 앱 플랫폼 안에서 은행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원앱 전략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홍 대표는 △편리한 사용성 제공 △수년간 쌓아온 앱 보안 기술 활용 △초기 비용 절감 등 크게 세 가지를 이유를 제시했다. 

홍 대표는 ”토스 앱은 가입자는 2,000만명에 달한다. 이 중 1,100만명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월 한 번씩은 앱에 접속을 하고 있다. 이는 뱅크 서비스를 이용할만한 잠재 고객들이 토스 앱에 그만큼 많다는 뜻이 된다. 토스 앱에 뱅크 서비스가 출시된다면 고객의 편의성 및 접근성, 고객 모객 측면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 별도 앱 없이, 토스 앱에서 출시… MZ세대와 중·저신용자 공략 

또한 비용 절감 효과도 클 것으로 관측됐다. 별도의 앱을 구축하면 시스템 투자 및 마케팅에는 많은 비용이 투자될 수밖에 없다. 홍 대표는 측은 원앱 전략을 통해 이 같은 비용을 절감해 고객에게 혜택을 돌려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토스뱅크는 고객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했다. 기존 신용평가사(CB사)의 데이터에, 토스의 방대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대안정보)를 결합함으로써 차별성과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대안정보는 기존 신용평가사가 측정하지 못한 데이터로, 토스가 고객 동의를 거쳐 축적한 수백만 서비스 데이터를 포함했다. 이를 바탕으로 출범 직후부터 전체 신용대출 규모의 30% 이상을 금융소외계층에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토스뱅크는 영업 개시 이후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보강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할 방침이다.이러한 신용평가모형으로 중·저신용자라도 건전한 고객을 선별하는 체계도 갖출 계획이다. 

홍 대표는 향후 증자 계획도 밝혔다. 홍 대표는 “향후 5년간 1조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비바리퍼블리카 외에 모든 주주와 증자 계획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저축 상품의 경우, 고객 관점의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토스뱅크는 고객이 여유자금 운용, 목돈 마련 등 다양한 니즈에 따라 자유롭게 규칙을 설정해 저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소득과 소비, 통장 잔고 관리 습관을 분석해 맞춤형 자산관리 기회도 제공한다. 체크카드 상품의 경우 고객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단 한 장의 카드만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토스뱅크 홍민택 대표는 “중·저신용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1금융권의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혁신적이고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토스뱅크의 등장으로 모바일 금융시장은 다시 한 번 요동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공격적인 영업과 혁신 서비스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토스뱅크가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키워드

#토스뱅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