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합당을 앞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에 신경전이 피어나는 모습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정시 출발론’을 요구하며 당 밖의 인사들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는 데 대해 국민의당은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며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이태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너무 경선 버스를 일방적으로 출발시킨다면 많은 분들이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의 버스 노선이 꼭 2번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2번이 아닌 다른 노선버스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무총장의 발언은 이 대표가 연일 ‘정시 출발론’을 강조하는 데 대한 반박이다.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부터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일정대로 추진하는 ‘정시 출발론’을 언급해 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 대표 등 외부 주자들이 야권 후보로 나서기 위해 당으로 들어오라는 압박인 셈이다. 이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서 ‘8월 말’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당장 합당을 앞둔 국민의당으로서는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물론 국민의당도 합당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8월 전 합당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상식적으로 본다면 그 전에 합당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이 된다. 그때까지도 합당 부분이 결정이 안 난다면 양당 간 상당한 갈등이 있다는 증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이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고 연일 목청을 높이고 있다. 사실상 합당 과정에서 국민의당의 ‘지분’을 요구하며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일성인 것이다. 안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제1야당을 비롯한 모든 양심적 정치 세력들이 철저히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우리 정치를 근본부터 바꾸겠다는 진정한 변화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역시 이 사무총장은 “양당이 통합하려면 실질적으로 새로운 통합 정당이 야권의 외연을 얼마만큼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얼마만큼 혁신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인가 이런 부분이 합당의 원칙과 기준점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의석수가 큰 제1야당이 그런 쪽에서 대범한 자세를 보여주면 문제 해결이 훨씬 더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잘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기득권은 없다’며 국민의당의 ‘우려’를 달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전날(14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에 6월 11일부로 이제 기득권은 없다”며 “걱정 놓으시고 하루빨리 합류하실 수 있도록 문을 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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