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난 2018년 분할한 카카오커머스를 약 3년만에 합병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급변하고 있고 본사 차원으로 직접 사업을 관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
카카오가 지난 2018년 분할한 카카오커머스를 약 3년만에 합병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급변하고 있고 본사 차원으로 직접 사업을 관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네이버·쿠팡 등 대형 이커머스 기업들이 인수합병, 투자 등을 통해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카카오가 분사시킨 카카오커머스와 다시 합병을 추진하려는 분위기다. 적잖이 몸집을 키운 커머스 사업 부문을 직접 관리해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 몸집 커진 카카오커머스… “합병 가능성 높아”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른 시일 내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커머스 합병 안건을 상정한다. 카카오커머스가 지난 2018년 12월 카카오로부터 분사한 지 약 3년만에 복귀하는 것이다. 카카오가 지분 100%를 인수하고 카카오커머스는 합류해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운영될 방침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커머스는 이번 합병 소식에 “확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와 카카오커머스는 합병 결정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합병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 기업들의 발빠른 시장 대응으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이베이 코리아 인수다. 카카오를 포함해 네이버, 신세계그룹(이하 신세계), 롯데 등 굵직한 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신세계와 롯데의 2파전으로 굳혀졌다. 현재 약 3~4조원 안팎으로 신세계의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만약 신세계의 인수가 확정될 경우 네이버와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월 네이버와 신세계는 물류 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명품‧프리미엄 서비스 구축, 신기술 기반의 신규 서비스 발굴, 중소상공인(SME)의 브랜드로의 성장 등 온오프라인 사업 시너지를 위한 협업을 체결한 바 있다.

여기에 네이버는 ‘선물샵’ 주제판을 오픈하며 카카오커머스의 성장세를 견제하고 있다. 선물샵 주제판에는 △테마별 선물 편집샵 △중소상인(SME) 창작자 작품을 선별한 ‘컬처샵’ △아뜰리에샵 등으로 구성돼 있고 네이버웹툰, 그라폴리오 등 네이버가 제공하고 있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메시지카드’도 이용할 수 있다.

쿠팡은 올해 일본 이커머스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도쿄 시나가와구 지역을 한정해 통신판매를 시작했다. 쿠팡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출자한 기업들과의 협업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렇듯 경쟁사들이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커머스가 적잖이 몸집을 키운 만큼 사업 역량을 한 곳으로 집중하기 위해 카카오가 카카오커머스와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에서는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카카오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 인수를 위해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고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과 합병한다고 밝혔다. 지그재그가 보유하고 있는 소비 및 이용 데이터, 카카오의 기술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합병 법인은 오는 7월 중으로 출범할 예정이며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여기에 카카오의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 지난해 커머스 사업을 포함한 톡비즈 부문 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오른 1조1,17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3,61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출범한 ‘카카오쇼핑라이브’는 지난 5월 기준 방송 당 브랜드 평균 거래액 1억원을 돌파했고 카카오메이커스의 누적 거래액이 4,000억원 달성하며 상반기 내내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커머스가 지난 2018년 분사 당시보다 규모가 커졌고 급변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카카오가 직접 사업을 관리함과 동시에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 코리아 인수 전 이후에도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간 합종연횡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카카오가 이커머스 시장에 대응하고 있는 카카오커머스를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합병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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