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첫 시트콤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주역인 (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세완‧신현승‧테리스‧카슨‧요아킴‧최영재‧한현민.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첫 시트콤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주역인 (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세완‧신현승‧테리스‧카슨‧요아킴‧최영재‧한현민. /넷플릭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시트콤 전성시대를 선도한 레전드 제작진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로 뭉쳤다. 다국적 학생들이 모인 가상의 국제기숙사를 배경으로, ‘단짠’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을 담아내 전 세계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한단 각오다. 넷플릭스의 첫 시트콤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이하 ‘지구망’)는 오늘도 정답 없는 하루를 사는 국제 기숙사 학생들의 사랑과 우정, 웃음을 담아낸 청춘 시트콤이다. 개성 넘치는 매력의 다국적 캐릭터들이 함께해 다채로운 재미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또 영화부터 시리즈‧스탠드업 코미디‧리얼리티 쇼 등 장르의 확장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처음 시도하는 한국 시트콤이니만큼, K-시트콤의 진수를 전 세계에 널리 퍼뜨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지구망’은 ‘남자 셋 여자 셋’ ‘논스톱’ 권익준 PD와 ‘하이킥’ ‘감자별 2013QR3’ 김정식 PD, ‘순풍산부인과’ ‘뉴논스톱’ 서은정 작가와 ‘논스톱’ 시리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16‧17 백지현 작가 등 시트콤 전성기를 이끌었던 제작진들이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은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를 연출한 김정식 PD(왼쪽)과 권익준 PD. /넷플릭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를 연출한 김정식 PD(왼쪽)과 권익준 PD. /넷플릭스

권익준 PD는 16일 진행된 ‘지구망’ 제작발표회에서 오랜만에 시트콤을 선보이게 된 것에 대해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에서 청춘 시트콤이 사라졌다”며 “이러한 가운데 좋은 기회를 준 넷플릭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권 PD는 “최근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우울하고 답답한데, 시트콤 같은 프로그램이 많은 위로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현실 문제보다 아무 고민 없이, 부담 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시트콤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구망’을 계기로 한국 방송사에서도 시트콤이 많이 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다소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제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권익준 PD는 “제목은 시트콤답지 않게 어둡고 부정적이지만, 해석은 밝게 했다”며 “내일을 너무 걱정하지 말고 오늘 하루를 즐겁고 재밌게 살자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20대가 인생에서 제일 좋은 시기인데,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 때문에 현실을 즐기지 못하는 게 마음이 아팠다”며 “내일 지구가 망할 수 있으니 오늘을 열심히 재밌게 살아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망’은 개성 만점 신예 배우들이 총출동해 예측 불가한 재미와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먼저 박세완은 생존력 강한 기숙사 조교로 변신하고, 신현승은 미스터리한 ‘훈남’ 제이미를 연기한다. 질투의 화신 쌤 역은 최영재가 분하고, K-콘텐츠를 사랑하는 태국 소녀는 민니가 맡았다. 

한현민은 외국인 코스프레 중인 한국인 역을, 요아킴 소렌센은 원칙주의자 한스 역을 맡았고,  꼰대 문화에 물든 카슨과 카사노바 테리스 브라운까지 다양한 국적과 개성의 배우들이 합류했다. 

개성파 신예들이 뭉친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스틸컷. /넷플릭스
개성파 신예들이 뭉친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스틸컷. /넷플릭스

이날 배우들은 당찬 포부를 밝히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박세완은 “저를 모르시는 많은 분들께 나를 알리고 싶다”며 “흠뻑 빠져보시길 바란다. 못 헤어나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배우에 도전장을 내민 GOT7 멤버 최영재는 “팬 여러분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처음”이라며 “나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될 것 같아서 기쁘고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현승도 “내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서 캐스팅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좋게 봐주셔서 된 게 아닌가 싶다”고 ‘지구망’과 함께하게 된 소감을 전했고, 한현민은 “찍을 때마다 너무 웃겨서 NG가 났다”며 “내가 화면에 나오지 않고 대사만 맞춰줄 때도 너무 재미있다 보니 웃어서 미안했다”면서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를 전했다. 

요아킴은 “스웨덴 시골에서 살다가 이렇게 먼 한국까지 와서 넷플릭스라는 OTT를 통해 좋은 분들과 연기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이야기했고, 이날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민니는 “함께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며 영상을 통해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권익준 PD는 “예상했던 것보다 캐스팅이 훨씬 잘돼서 정말 좋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김정식 PD 역시 “배우들이 그 캐릭터 같았다”며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학생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고 보탰다. 김 PD는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데 중점을 뒀다”며 “현장에서도 그렇고 연출도 재밌게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외국인이다 보니 한국말이 익숙하지 않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보통 시트콤이 120부작인데 12편으로 짧았다”며 “그럼에도 (배우들이) 빨리 적응을 해서 자기 캐릭터를 찾아갔다”고 배우들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지구망’이 다시 한 번 시트콤 열풍을 몰고 올 수 있을까. 오는 18일 오후 4시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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