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뉴시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추진되기 시작한지 만 2년이 훌쩍 넘어서면서 올 상반기에는 유의미한 진전이 있을 것이란 기대에 힘이 실렸지만, 6월 하순에 접어들었음에도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인수에 반대하는 목소리만 점점 더 커지고 있다.

◇ 넘기 힘든 EU의 벽… 반대 목소리는 점점 확산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을 발표한 건 2019년 1월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 반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인수 절차는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6개 국가에서 기업결함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최대 관문으로 여겨졌던 EU에서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카자흐스탄과 싱가포르, 그리고 중국에서는 승인 결정이 내려졌지만, EU의 심사가 길어지면서 우리나라와 일본 당국 역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EU의 심사가 지지부진하게 이어진 데에는 당초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컸다. 그런데 최근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업계에 따르면, EU는 지난해 6월 LNG운반선 부문에서의 경쟁제한 우려가 크다는 내용이 담긴 중간결과보고서를 통보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문제를 해소할 방법을 두고 EU 측과 협의를 지속해왔으나 쉽게 답을 찾기 못하고 있다. 이에 EU의 심사도 중단된 채 머물러 있는 상태다. 6월도 어느덧 절반이 지나간 만큼, 상반기 내에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앞서도 노조와 경남 및 거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져왔는데, 최근엔 이러한 움직임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에서는 ‘현대중공업-대우조선 기업결합, 왜 문제인가?’라는 주제의 긴급 좌담회가 열렸다. 이는 경남 거제가 지역구인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금속노조,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과 함께 주최한 것으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둘러싼 각종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이어 거제시와 거제시의회는 지난 16일 대우조선 매각 반대 시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엔 변광용 거제시장과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 대우조선해양노조 신상기 지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역시 각계 전문가들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 발생할 문제 등을 진단했다. 

이처럼 인수 절차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반대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현대중공업에게 결코 반가운 상황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에게 있어 2년 반이라는 시간은 상당히 긴 시간”이라며 “당초 예상했던 인수 효과를 온전히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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