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송대성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두 배 가까이 올라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으기만 해도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는 데 25년이나 걸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7년 1평(3.3㎡)당 평균 2,061만원이던 서울 아파트값이 올해 3,971만원으로 4년 동안 93% 상승했다고 밝혔다. 30평형 아파트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7년 6억2,000만원에서 올해 11억9,000만원으로 5억7,000만원이 올랐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부터 4년 동안 서울 75개 단지 11만5,000세대 아파트 시세를 KB국민은행, 통계청 자료 등을 토대로 분석했다.

경실련은 이 기간 동안 실질소득은 298만원(연 4,520→4,818만원)밖에 오르지 않았다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액이 소득상승액의 192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한 푼도 쓰지 않고 돈을 모으더라도 서울에 30평 아파트를 사려면 25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소득 하위 그룹은 사실상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경실련은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사람들이 처분가능소득(연 1,009만원)을 전액 모으더라도 서울 30평 아파트 구매까지 118년이 걸린다고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4년간 평간 평균 아파트값이 4,334만원에서 7,957만원으로 3,623만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0평 아파트로 환산하면 13억원이던 아파트가 23억9,000만원이 된 것이다. 비강남 22개 구의 경우 평당 1,751만원에서 3,427만원이 됐다. 
 
국토교통부가 왜곡된 통계를 제시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경실련은 “국토부가 서울 아파트값이 2017년 5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17%만 올랐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조사대상 및 산출근거 등의 자료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조사결과 이 기간 상승률은 52%이고 2021년 1월까지 상승률은 79%다. 국토부의 통계는 3~4배나 낮은 거짓 자료다”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지금이라도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왜곡된 부동산 통계부터 전면 개혁해 집값 상승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3기 신도시, 공공재개발 등의 정책을 백지화하고 토지임대부 주택, 30년 이상 장기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등 집값 안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