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4.7 재보선기획단 회의에서 박성민 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의 발탁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 비서관의 모습.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의 발탁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당사자’를 발탁했다고 강조했지만, 오히려 청년층은 이를 공정하지 못하다고 반발하고 있어서다. 

청와대가 지난 21일 1996년생(25세)의 박 비서관을 발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불거졌다. 특히 청년들의 박탈감을 가중시키는 공정하지 못한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사무처·의원실·정당 등에서 일하는 이들의 익명 게시판인 페이스북 계정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서는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좌절시키는 개망나니 인사”라는 반응이 나왔고,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030 남성 표를 모두 버릴 셈이냐”는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힘 역시 이같은 공세에 가담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4일 논평을 내고 “일반적인 청년의 경우 바늘구멍 같은 행정고시를 통과한다 한들 정년퇴직 전까지 1급을 달기도 어려운 마당에, 보여주기식 낙하산 인사로 상대적 박탈감만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결국 박 비서관 발탁 논란의 중심에는 ‘나이’, ‘경력’, ‘성별’ 등에서 공정치 못하다는 인식이 반발하는 청년층에게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당청, 여론 추이 살피는 모습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같은 여론 흐름에 대해 당 차원의 대응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조국 사태’나 ‘인국공 사태’ 등으로 인해 ‘공정 프레임’은 여권의 아킬레스건이 된 상황이다. 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부정적인 여론의 추이를 살피는 모양새다. 다만 당청은 공식적인 대응 대신 방송 등을 통해 인사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2일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청년 문제는 사회 전체에 관련된 문제라 어른들도 같이 풀어야 되는 것이지만, 당사자가 직접 문제제기를 하고 당사자의 관점에서 해법을 제기하면 어떨까라는 문제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비서관 발탁 과정에서 ‘오해의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2030 세대 남녀 비서관을 발탁하려 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의 발언을 살펴보면, 청와대 역시 박 비서관의 발탁이 실험적인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또한 ‘20대 여성’의 발탁으로 인해 ‘역차별’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 역시 인지하고, 2030 세대 남녀를 발탁하려 시도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비판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청와대는 박 비서관의 발탁은 청년이라는 ‘당사자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또 박 비서관이 1급 공무원이기는 하지만 정무직이라는 점 역시 강조하고 있다. 이 수석은 “이 자리는 정무직이기 때문에 임기가 정해진 게 아니다. 짧게 하면 한 달하는 사람도 있고, 길어야 문재인 대통령 임기 때까지 밖에 안 하는 것을 고려해 달라”고 했다. 공정의 이슈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청년당사자가 청년 감수성을 가지고 청년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면서 “(박 비서관이 청년대변인으로 선발됐던) 당시 청년대변인 선발은 면접 오디션으로 진행됐고 공정성을 위해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사실상 오직 실력만으로 선발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청년층 일각에서 박 비서관 발탁이 공정치 못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박 비서관 스스로 성과를 통해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권 지지층에서도 박 비서관의 발탁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청와대 역시 박 비서관이 업무를 잘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23일 cpbc 라디오에 출연해 “청년 정치 혹은 새로운 리더십을 자청하는 사람들이 본인의 실력을 검증받아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생각이 들고 거기서 내용의 깊이와 실력들이 드러날 것”이라며 “박 비서관이 잘 해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박 비서관이 스스로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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