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자신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과거 ′추윤 갈등′의 전례를 떠올리며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출마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자 여권 내에서는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른바 ‘추윤 갈등’으로 오히려 윤 전 총장의 몸값을 높여준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추 전 장관이) 윤석열 전 총장에게 빛을 더 쏘여주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저러는 게 아닌가 그런 느낌을 받는다”며 우려했다.

유 전 사무총장이 지적한 것은 추 전 장관의 ‘자신감’이다. 추 전 장관은 전날(24일) 오후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본인의 등판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일각에서 견제심리가 발동을 한 것”이라며 “제가 대권 출마를 공식화하니까 저의 지지율은 오르고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1일부터 22일간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추 전 장관은 3.9%를 받아 전체 5위를 기록했다. 2주 전 조사보다 0.9%p 상승해 한 계단 올라섰다. 윤 전 검찰총장은 여전히 여야 후보를 아울러 1위를 기록했지만, 앞선 여론조사보다 2.8%p 떨어지며 하락세를 보였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2%.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를 근거로 추 전 장관이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여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이른바 ‘추윤 갈등’ 국면에서 여당의 지지율 하락은 물론, 윤 전 총장을 띄워주는 역효과를 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재보궐 선거 패배로 위기감이 높아진 여당으로선 추 전 장관의 행보가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유 전 사무총장은 “추윤 갈등에서 정치에 그렇게 부담을 주고 거의 완패하다시피 해서 쫓겨난 사람 아닌가”라며 “조금 성찰하고 자숙하고 지내야지 저렇게 하는 건 정말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저런 지지도가 나오는 것 자체가 민주당이 안고 있는 상당한 문제”라고도 덧붙였다.

설훈 민주당 의원도 지난 23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으로 출마하려면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는데 제가 볼 때는 아직까지 그렇게 된 것 같지는 않다”며 “꿩 잡는 매가 되고 싶다는 데 어떤 위치에서 꿩 잡는 매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꿩 잡으려다가 꿩 키워주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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