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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예약 플랫폼, ‘호텔등급’ 자체 기준 적용… 소비자 혼란 가중
숙박 예약 플랫폼, ‘호텔등급’ 자체 기준 적용… 소비자 혼란 가중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1.06.2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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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無) 등급 호텔, 예약 사이트서 ‘5성’ ‘4성’ ‘특1급’ 표기… 등급 뒤죽박죽
2015년부터 별등급 사용… ‘특1급’ 등급 표기 2019년부터 사용하지 않아
글로벌 호텔 체인 아코르 그룹의 호텔 브랜드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왼쪽)과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오른쪽)은 아직 국내에서 호텔 등급 심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요진건설산업
글로벌 호텔 체인 아코르그룹의 호텔 브랜드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왼쪽)과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오른쪽)은 아직 국내에서 호텔 등급 심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다수의 숙박 예약 플랫폼에서는 5성급이나 특1급 등으로 호텔 등급을 표기하고 있다. /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요진건설산업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길이 막히자 소비자들은 국내 럭셔리 호텔로 향했다. 해외여행 대신 호캉스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고 여행 느낌을 만끽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숙박 예약사이트와 어플리케이션(앱)마다 호텔 등급 기준이 서로 다르게 표기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호텔을 예약할 때 사용하는 플랫폼으로는 대표적으로 △호텔스닷컴 △익스피디아 △여기어때 △야놀자 등이 있다. 이러한 호텔예약 앱에서는 호텔 등급을 필터로 설정해 호텔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숙박 예약 앱 다수에서는 현재 한국관광협회중앙회를 통해 등급 심사를 거치지 않은 무(無) 등급 관광호텔에 대해서도 버젓이 ‘5성’ ‘특1급’ 등으로 등급을 허위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서울권에서 운영 중인 관광호텔 가운데 무 등급 호텔은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등이 있다. 해당 호텔들은 현재 국내 관광호텔 등급심사가 완료되지 않아 등급이 부여되지 않았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와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등은 현재 호텔 등급 심사 접수만 마친 상태다.

국내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신규로 등록을 한 관광호텔·수상관광호텔·한국전통호텔·가족호텔·소형호텔·의료관광호텔 등은 사업자등록증이 발급된 날로부터 60일 이내 희망하는 등급을 정해 등급결정을 신청해야 한다. 이후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측의 심사를 통해 확정된 호텔 등급은 3년간 유효하다.

기존에 등급이 확정된 호텔은 유효기간이 만료되기 150일 전부터 90일 전까지 재심사를 신청해야 한다. 이 경우 신청일로부터 90일 이내 등급 심사를 진행 및 확정해 호텔 측에 통보를 해야 한다.

단,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같이 감염병 확산이 우려될 경우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1년 범위 내에서 심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이로 인해 등급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지난해 11월 등급 심사를 신청했으나 아직까지 등급을 확정짓지 못했다. 지난 2월 서울 여의도에 새롭게 들어선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도 등급 심사를 요청하고 대기 중이다.

/ 익스피디아 갈무리
익스피디아에서는 현재 등급심사를 받지 않은 호텔에 대해 등급을 5성 또는 4성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는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적용되는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익스피디아 갈무리

하지만 해당 호텔들은 다수의 숙박 예약 앱에서 ‘5성’ 카테고리에 포함돼 ‘5성 호텔’과 함께 검색되고 있다. 호텔명 옆에는 ‘5성급’ ‘4.5성급’ ‘특1급’ 등으로 등급이 표기돼 있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가 나타나는 이유는 각 숙박 예약 사이트와 앱마다 저마다의 기준에 따라 1∼5성 사이에서 등급을 별도로 매기기 때문이다. 기존에 한국관광협회중앙회를 통해 5성 등급이 확정된 호텔은 5성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4성 호텔의 경우에는 시설에 따라 4.5성으로 표기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또한 특정 예약사이트에서는 5성급으로 표기되는 호텔이 다른 예약 앱에서는 4∼4.5성, 특1급 등으로 표기되고 있다. 숙박 예약 사이트 및 앱에서 자의적인 판단으로 소비자들에게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셈이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과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는 호텔스닷컴이나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등에서 대부분 ‘5성급’으로 표기되는데, 여기어때 앱에서는 ‘특1급’으로 나타난다.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부킹닷컴 5성급 △호텔스닷컴·익스피디아 4.5성급 △여기어때 특1급 등 등급이 모두 다르다.

더군다나 여기어때에서 사용하는 ‘특1급’이라는 호텔 등급 표기는 지난 2015년 별등급 제도가 도입된 후 현재 호텔업계에서 사용하지 않는 과거 기준이다.

/ 여기어때 갈무리
호텔 숙박 예약 플랫폼에서는 국내 호텔 가운데 등급을 부여 받지 않은 호텔에 대해 자체적으로 등급을 책정해 광고를 하고 있다. 단, 호텔이 아닌 리조트로 등록되는 숙박업의 경우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관광호텔 등급심사를 받지 않는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측에 문의한 결과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는 등급 신청이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 여기어때 갈무리

2015년 이전까지 국내 호텔 등급은 시설 및 서비스 수준에 따라 무궁화 개수로 평가해 최고 등급인 특급호텔을 ‘특1급(황금색 무궁화 5개)’으로 나타냈다. 그러나 무궁화 등급은 글로벌 기준과 다소 상이한 점이 존재해 한국 정부는 지난 2015년 글로벌 호텔 평가 기준을 도입, 호텔 등급도 별등급으로 교체하고 1∼5성으로 표기하게끔 했다. 현판도 새롭게 제작했다.

2015년 정부는 호텔 별등급 평가 및 적용에 유예기간을 두고 2018년까지는 병행 사용을 가능토록 했다. 이후 2019년부터는 관광호텔 전부 별등급으로 전환을 마쳤다.

여기어때 측은 해당 문제점에 대해 담당자가 부재중이라는 이유로 내용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여기어때는 호텔 등급과 관련해 ‘블랙’이라는 자체적인 등급을 별도로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블랙 등급 호텔에는 4성 호텔과 5성 호텔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익명을 요구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국내 호텔 등급은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서 마련한 까다로운 평가기준을 통과해 부여받는 것으로, 숙박 예약 업체들이 임의로 지정할 수는 없다”며 “임의로 등급을 매겨 예약 사이트에 노출하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호텔 등급 표기는 ‘허위등급 게시 또는 광고’로 간주될 수도 있어 보인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서 진행하는 국내 호텔 등급심사 평가기준에는 감점 항목으로 △호텔 등급 표지 미부착, 허위표시 또는 허위광고 적발(-20점)을 명시해뒀다. 호텔 등급 허위표시·광고에는 홈페이지 또는 온라인예약사이트 등에 허위등급을 게시하거나 광고하는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한편, 페어몬트와 몬드리안 브랜드를 운영 중인 글로벌 호텔 체인 아코르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과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의 호텔 등급을 ‘미분류’로 표기하고 있다.

또한 야놀자에서는 이러한 무 등급 호텔들에 대해 ‘비즈니스’ ‘레지던스’ 등으로 안내하고 있으며, 별등급은 표기하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호텔 등급을 표기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등급결정현황에 따르고 있다”며 “야놀자만의 개별적인 등급 평가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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