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2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를 마친 후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변화’를 내건 이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계속해 온 ‘외연 확장’의 일환이다. 이같은 이 대표의 노력이 대선 국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대표는 2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다. 이어 이 대표는 곧바로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찾아뵈니 지금까지 저희가 정당 간 대립 속에서 예를 다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겸허하게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변화’에 대한 의지는 연이은 그의 행보에서 나타났다. 지난 14일 취임 후 첫 행보로 광주 건물 붕괴 참사 현장을 찾았고, 4일 후인 지난 18일에는 전북을 방문해 산업 현장을 살피기도 했다. 지난 23일에는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과거사에 대한 당의 과오를 반성하기도 했다. 

이번 방문은 이 대표의 탈(脫)이념 행보에 쐐기를 박는 격이다. ‘노무현 정신’이 범여권에서 상당한 상징성을 가진 만큼, 이념의 장벽을 허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앞으로 우리 당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폄훼를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권 여사께 말씀드렸다”며 “혹시라도 선거에 임박하면 그런 부분이 나올 수 있는데 대표로서 제지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이 대표의 외연 확장 행보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대선 국면까지 이어지기 위해선 계속해서 실천적 행보를 이어가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시스

◇ 절반의 성공… ‘실천적 행보’가 더 중요

이 대표의 중도 외연 확장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는 모양새다.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전주 대비 1.5%p 상승한 41.6% 지지율을 기록하며 민주당(28.8%)을 앞서고 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호남에서도 국민의힘을 향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남에서 국민의힘은 24.6%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20%대를 기록한 이후 꾸준한 상태다. 한국갤럽이 지난 22일부터 24일 실시한 여론조사도 비슷한 결과다.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9% 지지율을 기록했다. 5월 4주차(25~27일) 때 4%에 머문 것과 사뭇 달라진 셈이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관건은 이 분위기를 대선 국면까지 끌고 가야 한다는 점이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직접 당의 ‘미운털’을 벗기고 있는 만큼,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외부 대선 주자 영입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대선 국면 과정에선 ‘보수 지지층’ 결집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이러한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지금은 초기 당 대표가 임명된 후 일종의 신혼기간으로 볼 수 있다”며 “(대선 국면까지 이어지기 위해서) 계속 이러한 행보를 보여줄 평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평론가는 “당내 반발 세력을 설득하고, 정책이나 현안 등을 맞춰가면서 ′쇼잉′이 아니라 당이 정말 중도로 나가고 있구나, 이준석의 국민의힘은 달라지고 있구나를 실천적으로 보여줄 때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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