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의원을 비롯해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국민의힘 당내 대선 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야권 대선 판세가 요동을 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당내 주자들의 발걸음도 분주한 모양새다. ‘이준석 효과’로 당이 분위기를 탄 데다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세가 맞물리며 야권의 대선판도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셈이다.

야권의 유력 주자로 평가돼 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은 주춤한 모습이다. 윤 전 총장은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26일부터 27일 실시한 보수 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31.6%를 기록했다. 앞선 조사(12~13일)보다 3.8%p 떨어진 수치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하락세는 나타났다. 윤 전 총장은 앞선 범보수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16~18일)에서 37.5%를 기록했지만, 이번 여론조사(25~26일)에서는 30.9%에 그쳤다. 'X파일‘ 의혹의 영향을 받은 것이란 분석이다. (기사에 인용된 모든 여론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내 주자들로서는 ‘빈틈’을 발견한 분위기다. 당장 이들은 목소리를 높이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적극적이다. 특히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신경전은 점입가경이다. 앞서 홍준표 의원이 윤 전 총장의 X파일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한다고 맹공을 펼친 것이 대표적이다.

유승민 전 의원도 존재감 높이기에 한창이다. 그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법조인’은 안 된다며 차별화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물론 다른 당내 주자들까지 겨냥한 것이다.

그는 “거론되는 분들이 대부분 검사 출신들”이라며 “판‧검사분들이 훌륭한 법조인으로 생활했을지 몰라도 그분들이 대통령이 되면 법조인들이라는 분들이 평생 이렇게 과거에 매달리는 분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기둥이 경제와 안보인데 그쪽으로 분명한 비전과 전략을 갖고 있는 그런 대통령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한 것이다.

반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오히려 윤 전 총장을 안고 가야 한다며 입장을 달리했다. 홍 의원의 윤 전 총장 때리기에 대해 “개인의 이익을 얻으려고 하면 팀은 죽는다”며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원 지사는 앞서 자신을 ‘2000년의 이준석’이라고 표현하면서 개혁 이미지를 앞세워 대권 행보에 나서는 상황이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이날 사의를 표명하며 야권의 대선 판도가 요동치는 가운데, 당내 대선 주자들로서도 새로운 숙제를 떠안게 된 모습이다. /뉴시스

◇ 국민의힘 주자들도 대선행보 본격화

일단 당내 주자들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윤 전 총장의 하락세와는 달리 당내 주자들의 지지율은 소폭이나마 오름세를 탄 모습이다. 특히 홍준표 의원의 지지율은 복당 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윈지코리아컨설팅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은 13.8%로 직전 여론조사 대비 4.7%p 올랐다.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시 상승 흐름을 타는 모양새다. 유 전 의원은 직전 조사 대비 1.1%p 상승한 10.9%를 기록했다. 이준석 효과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장 윤 전 총장이 29일 출마 선언을 앞둔 상황에서, 야권 주자들의 발걸음도 바빠지는 모양새다. 홍 의원은 같은 날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향후 플랜을 제시할 예정이고, 유 전 의원도 같은 날 제2 연평해전 추모식에 참석하는 등 사실상 대권 행보에 나선다. 이미 간접적으로 대권 의사를 표시한 만큼, 이들이 내달까지는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피력할 것이란 관측이다.

변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은 이날 사의를 밝히면서 정치 행보를 본격화 했다. 정치권에서 최 원장이 윤 전 총장의 ‘대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향후 그의 정치적 행보에 따라 야권의 대선판도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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