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에게 녹취록을 본 경위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에게 어떻게 대외비인 심사 녹취록을 봤는지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문 씨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언론에 공개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배 의원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준용 씨가 인터뷰 중 보았다고 진술한 녹취록은 다름 아닌 심사위원들이 자신을 포함한 지원자들을 평가한 심사평가서”라며 “정부의 대외비 문서인 이 심사 관련 녹취록의 정체와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배 의원과 문 씨는 ‘지원금’을 두고 공방을 이어왔다. 앞서 문 씨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 지원 사업에 선정돼 6,900만원을 받은 것이 도화선이 됐다. 문 씨가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선정 사실을 알리자 배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아들에게 불이익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암묵적 압박으로 특혜를 받아 간 건 아닌지 끝까지 확인할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문 씨도 즉각 반발했다. 그는 “대통령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저를 뽑겠는가”라며 “공정한 심사를 위해 며칠씩이나 고생한 분들을 욕보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배 의원도 “심사받은 분들, 심사에 관여한 분들을 국감장으로 모시겠다”며 “문준용 씨도 해외여행 가거나 바쁘다 마시고 미리 스케줄 정리해서 꼭 증인으로 출석해주실 걸로 믿는다”고 맞섰다.

배 의원의 지적은 문 씨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혜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앞서 문 씨는 해당 지원 사업 면접 과정에서 자신의 이름을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그는 “녹취록을 보니 면접 심사 당시 사무처 직원이 참석자 소개 및 지원 신청한 사업 설명 부탁드린다고 먼저 했다”며 “자기소개 첫 마디가 이름인 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 의원은 “인터뷰에 나와 당당히 녹취록을 봤다는 것으로도 대단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녹취록은 비공개 대상일뿐더러, 문예위에서는 해당 녹취록을 작성한 사실이 없다고도 전했다. 배 의원은 “이 특혜 의혹에 대해 청와대와 문 씨는 누가 어떻게 이 문서를 전달해주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씨는 배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그건 곽상도 의원이 이미 언론에 유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29일 페이스북에 “곽 의원이 회의록과 심사 채점표 등을 입수, 대외비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일보와 월간조선에 유출했다”며 “월간조선은 회의록 스캔본을 공개했다. 제가 본 것은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곽 의원이 제가 면접에서 이름을 말해 심사위원들을 떨게 했는데 굳이 이름을 말할 이유가 없었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며 “스캔본 회의록에는 ‘참석자 소개 및 지원 선정한 사업 설명 부탁드립니다′라고 진행자가 먼저 요구한 것이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곽 의원이 자기주장에 허점이 있으니 일부 매체에만 흘려버렸다고 의심한다. 배 의원은 그걸 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배 의원의 주장이 ‘헛발질’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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