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문재인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하자 “태극기부대, 극우”라고 격분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9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며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하여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고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민주당은 언론 인터뷰와 페이스북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윤 전 총장을 향해 맹폭을 가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30일 CBS 라디오에서 “윤석열 전 총장은 아직까지는 자기의 빛을 내지는 못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방식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며 “검찰이 어떤 극악무도한 행동을 했는지, 그 수장으로서 자신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다 망각하고 오히려 자신들의 잘못, 검찰의 잘못을 마치 정권의 잘못인 것처럼 얘기하는 화법이 이해가 안 됐다”고 비판했다.

강병원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모호한 단어로 요리조리 빠져나가려는 꼼수만 가득하고 정부가 실패하길 바라는 저주만 메아리친다”며 “그나마 눈에 들어오는 것은 국민의힘이 늘상 외치는 ‘독재, 개악, 전제’라는 단어다. 대선 출마선언이라기보다는 사실상 국민의힘 입당 선언에 가까워 보인다”고 꼬집었다.

정청래 의원도 “누가 써줬는지 모르지만 한마디로 태극기 부대, 극우인사의 영혼 없는 대독이었다”며 “누가 가르쳐 주었는지 모르지만 남 욕만하고 부정의 단어만 무한반복하고 긍정의 미래비전은 없었다”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은 또 윤 전 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거론한 ‘죽창가’를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의 대일 외교를 비판하자 “망발”이라고 격분했다. 조국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지난 2019년 당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 갈등이 극에 달하던 상황에서 ‘죽창가’를 페이스북에 소개하면서 여론전을 펼친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기자회견 질의응답 과정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외교는 실용주의, 실사구시, 현실주의에 입각해야 하는데 이념 편향적 죽창가를 부르다가 여기까지 왔다”며 “한일관계가 수교 이후 가장 열악해졌으며 회복 불가능해질 정도까지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낙연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윤 전 총장의 한일관계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그 대목에서 저는 제 눈을 의심했다”며 “그 역사인식의 천박함이, 그런 망발을 윤봉길기념관에서 할 수 있는 무감각이 충격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우원식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망발'로 규정한 뒤 “일본의 경제전쟁 도발을 소재, 부품, 장비 자립화로 뚫고 나온 문재인 정부를 비아냥대는 것은 일부 토착왜구와 아베 정권 밖에 없었다”면서 “오직 반문에만 몰두해 아직도 굴종적 한일관계에 매몰된 일부 극우식 역사인식의 소유자라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윤 전 총장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대규모 출정식을 진행한 것과 지지자들이 대거 몰린 기자회견장 인근에 대한 안전 조치가 미흡했던 점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표출됐다.

김남국 의원은 “현장에서 질서 유지와 안전을 위한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며 “그렇다면 윤석열 전 총장을 포함한 그 누구라도 현장에 운집한 사람들의 안전을 더욱 적극적으로 챙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점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이렇게 대규모 지지자들을 불러모으는 출정식을 기획했다는 것”이라며 “만약 오라고 한 적이 없다는 말로 책임을 피해 가려 한다면 더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