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재윤 전 의원의 사망 관련, 여권 일각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정조준했다. 판사 시절 최 전 원장이 고(故) 김 전 의원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을 두고 ′정치적 타살′이라는 것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고(故) 김재윤 전 의원의 사망과 관련해 여권 일각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책임론을 띄우고 있다. 최 전 원장이 판사 시절 고 김 전 의원의 입법 로비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한 것을 두고, 사실상 최 전 원장에 의한 ‘정치적 타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정권이 바뀌었지만 4년 억울한 옥살이 누명이 벗겨지지 않고 복권이 되지 않으니 얼마나 수치스러웠을까”라며 “그는 정치적 타살을 당했다. 분하고 슬픈 밤”이라고 적었다.

고 김 전 의원은 지난 29일 오후 1시경 서울 서초구 한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확한 사망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추락사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고 김 전 의원은 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지난 2015년 서울종합예술실용전문학교 이사장으로부터 교명을 바꿀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 달라는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 김 전 의원은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4년, 벌금 6,000만원, 추징금 5,400만원을 확정받고 복역한 뒤 2018년 만기 출소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사건임에도 1심 3년 형량에다 1년 추가해서 4년형을 선고했던 2심 판사가 감사원장으로 임명됐을 때 그는 울분을 토하며 분개했다”며 “심지어 대통령이 되려고 감사원장을 사퇴한 것을 두고도 기진맥진하여 한숨을 쉬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부조리하고 불공평하고 불의한 세상을 향해 몸을 던져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권 전 의원들도 일제히 최 전 원장을 겨눴다. 김광진 전 민주당 의원은 “서울예술실용학교 총장의 횡령 사건이 갑자기 야당 의원 뇌물수수죄로 둔갑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던 그의 재판에서 1심에서 무죄로 본 것까지 유죄로 뒤집고 실형 4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사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라고 지적했다.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도 “정치자금 관련재판을 받으며 그는 너무나 억울해 했다”며 “김 전 의원의 항소심 담당판사는 최 전 원장”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014년 방송과 언론은 정부에 장악된 상태였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고 김 전 의원이 정치적 타살이라는 입장에 동조하며, 사법개혁의 고삐를 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전 장관은 “고 김 전 의원은 진실에 재갈을 물리고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로 만든 검찰과 사법 권력에 의한 또 한 분의 희생자”라며 “그런데도 여전히 검찰개혁 속도 조절론이라고 한다면 진실의 편이 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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