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스마트 기술력을 바탕으로 무재해 사업장 구축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스마트 세이프티 볼로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있는 모습. /포스코
포스코는 스마트 기술력을 바탕으로 무재해 사업장 구축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스마트 세이프티 볼로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있는 모습. /포스코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포스코가 스마트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전한 무재해 사업장을 구축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지난 3년간 노후설비 교체 및 시설물 보완 등 제철소 설비 개선과 안전 전담조직 신설, 협력사 안전작업 지원 강화, 설비 검사 강화 등에 1조3,157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향후 3년간 1조원을 추가 투자할 방침이다.

◇ 위험한 작업 로봇에 맡기고 사고 예상해 차단

중후장대 산업 특성상 제철소 작업 현장에는 다양한 유형의 위험요인이 존재한다. 철강업계에서 사망사고를 비롯한 산재 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에 포스코는 기존의 안전시설물을 보완하거나 안전 준수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재해 예방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기존의 안전 활동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위험작업의 자동화, 위험예지 스마트 기술 구현, 안전 관리의 시스템화·스마트화 등을 통해 안전 재해 예방에 공을 들이고 있다.

먼저, 포스코는 재해 위험성이 높은 작업에 대해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작업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엔 사람이 수행했던 고온의 도금욕 찌꺼기 제거 작업과 부착탄 제거 작업, 슬라브 표면 불순문 제거 작업 등을 로봇으로 대체한 것이다. 또한 4족 보행 로봇이 지하 컬버트 화재감시 및 폭발 위험이 있는 고로의 풍구 일상 점검을 수행한다.

아울러 굴뚝, 배관, 연원료 재고 측정 등 고소 개소 작업에 대해서는 드론 적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1,500℃ 이상 고온의 쇳물을 다루는 제강 공정의 경우 영상인식 및 IoT 기술을 도입해 출강 공정을 자동화시켰다.

이밖에도 연속주조 작업 중 내화물 튜브 연결작업과 보온재 투입작업, 온도 측정 및 샘플링 작업들도 로봇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40m 높이 상공에서 이뤄지는 철광석 및 석탄의 하역기 운전작업 또한 자동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는 작업자의 불안전 행동과 위험 상황을 조기에 감지하고, 신속한 공유를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위험예지 스마트 기술‘도 도입하고 있다. 스마트 세이프티 볼, 스마트 워치, 스마트 CCTV, 스마트 안전조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스마트 세이프티 볼은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다. 밀폐된 작업 공간에 작업자가 들어가기 전, 스마트 세이프티 볼을 해당 공간에 던져 넣어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한다. 테니스공 크기 정도인 스마트 세이프티 볼은산소(O₂)·일산화탄소(CO)·황화수소(H₂S) 등 3가지 종류의 가스 농도 파악이 가능하다. 측정값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전용 앱에서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고, 위험 수준일 경우 동료와 관리자에게 메시지가 전달된다.

현재 포스코는 제철소 질식 위험개소에 해당 기기를 시범 적용 중에 있으며, 6월까지 법적 인증을 완료 후 제철소 모든 현장으로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스마트 워치는 지난해부터 제철소 및 협력사 현장 직원뿐 아니라 스탭 부서 중 건강관리를 필요로 하는 직원들까지 배포 대상을 넓혔다. 넘어짐, 심박 이상, 추락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주변 동료들에게 즉각적인 구조신호를 보내 골든타임을 확보해 주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또한 AI 영상인식 모델이 탑재된 스마트 CCTV를 개발해 작업자의 안전보호구 착용, 위험지역으로의 진입 여부, 작업자의 불안전 행동 등을 실시간 감지해 사고를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현장 점검 작업 중 근무자의 안전 사각지역을 제거하기 위해 스마트 안전조끼 도입도 추진 중이다. 스마트 안전조끼에는 전·후면 카메라, 랜턴, LTE 무전기 등이 장착돼있으며, 전·후면 카메라를 통해 운전실에서 실시간으로 영상 확인이 가능하다. 긴급상황 시 SOS 발신 기능을 즉각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으며, 향후 크레인·지게차 등의 이동체 접근 상황을 운전자와 작업자가 상호 인지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개발해 탑재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제철소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 안전관리 통합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산업안전 정책 강화로 안전관리 대상이 수급사(협력·용역·시공사)까지 확대되면서 안전관련 정보의 수평적 공유 및 비대칭화 해소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쯤 본격적으로 가동될 이 시스템은 안전과 관련된 모든 사내 시스템과 연결되고, 가스검지기, 웨어러블 기기 등에서 송출되는 이상 상황을 즉시 인지할 수 있도록 개발 중에 있다.

실제 작업현장에 있는 직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작업 공구의 기계화, 자동화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협력상생지원단을 구성해 위험요인을 일체 발굴하고, 안전시설물의 개선뿐 아니라 중량물 이송, 수작업 보조 등을 위한 치공구 및 지그 등을 맞춤형으로 설계 제작하는 등 1,500여건의 개선을 추진 중이다.

또한, 협력사의 안전의식 고취 및 안전개선 역량 강화를 위해 ‘QSS(Quick Six Sigma)’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아이디어의 구체화, 설계, 제작, 현장 적용까지 토탈 솔루션을 지원하고 있다.

그밖에도 고온·고압·GAS 등 위험요인이 잠재하고 있는 FINEX 3공장을 스마트 안전모델 플랜트로 선정하고, 올해 말 목표로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구축 중에 발견되는 미흡 기술의 경우 추가 보완을 거친 후 전 제철소로 확대 적용해 안전한 작업환경의 토대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