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은 최근 양선길 나노스 대표이사를 쌍방울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 /쌍방울그룹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쌍방울그룹이 양선길 나노스 대표이사를 그룹 회장으로 추대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에 본격 나선다. 최근 인수합병을 통해 외형성장에 주력해 온 쌍방울그룹이 내실성장의 기반을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관계사 간 시너지 극대화 특명… 내실경영 다질까 
  
쌍방울그룹은 최근 양선길 나노스 대표이사를 쌍방울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서울 서빙고 본사 1층 강당에서 양 회장의 취임식이 열린 바 있다. 

이날 양 회장은 취임식에서 “쌍방울그룹은 불과 10년 만에 관계사 8개를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성장해왔다”며 “재도약을 앞두고 있는 중차대한 시기에 모든 관계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 회장은 나노스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앞으로 쌍방울그룹을 이끌게 됐다.  

쌍방울그룹은 칼라스홀딩스를 지주사로 두고 △특장차 제조사 광림 △속옷기업 쌍방울, 비비안 △카메라모듈 제조사 나노스 △소프트웨어 유통기업 인피니티엔티 △반도체 검사장비 테스트 핸들러 제조사 미래산업 △연예 기획사 아이오케이 등 8개 관계사를 거느리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최근 몇 년간 적극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펼치며 외형을 불려왔다. 

2016년 쌍방울은 광림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나노스를 인수했고 2019년 11월에는 광림이 남영비비안을 인수했다. 또한 지난해 남영비비안이 포비스티앤씨를, 광림이 아이오케이컴퍼니를 각각 인수한 바 있다. 최근 쌍방울그룹은 인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양 회장은 2011년 쌍방울과 인연을 처음 맺은 후, 회사의 성장을 견인해온 인물이다. 양 회장은 서울시립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우성건설과 동양건설산업을 거쳐 2011년 쌍방울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이후 2013년 쌍방울 대표이사에 오른 후 2018년 3월까지 회사를 이끈 뒤 나노스로 자리를 옮겼다. 

양 회장은 이번에 그룹 회장으로 공식 선임되면서 관계사 간 시너지를 높이는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우선 비비안과 쌍방울의 시너지 제고가 주요 숙제로 부각된다. 쌍방울그룹은 비비안과 쌍방울의 사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조직간 결합과 사업 연계 등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마스크 사업에 함께 뛰어들기도 했다. 이에 따른 사업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지만, 주력인 속옷사업에선 사업적 시너지가 크게 감지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여기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속옷시장이 침체되면서 두 회사는 지난해 신통치 못한 실적을 냈다. 별도기준으로 비비안은 지난해 561억원을 당기순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30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전년(43억원)보다 쪼그라들었다. 쌍방울은 지난해 영업손실 144억원, 당기순손실 32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과 마찬가지로 적자를 유지했다.

쌍방울은 올 1분기 3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비비안은 올해도 적자 실적으로 출발선을 끊었다. 비비안은 1분기 1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쌍방울그룹이 관계사들의 실적 제고 등 내실경영에 주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과연 양 회장이 그룹 외형을 키운 만큼 관계사들의 내실도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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