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농심 신동원 부회장이 농심의 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농심
농심 신동원 부회장이 1일 농심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농심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농심 신동원 부회장이 1일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농심은 최근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상정된 회장 선임 안건을 이사회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별세한 고(故) 신춘호 1대 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회장은 20년여 간 농심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재임하며 고 신춘호 회장을 보좌했다. 농심은 신동원 회장 체제를 공식적으로 맞이하며 2세 경영시대를 본격 열게 됐다.

신동원 회장은 이날 국내외 그룹 임직원에게 취임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내부로부터 변화를 통한 사회적 역할 수행’과 ‘국내외 사업의 레벨업’, ‘국민과 함께하는 더 좋은 성장’을 강조했다. 또한 “보다 수평적인 기업문화조성과 디지털 기반의 업무 혁신은 고객가치 극대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고객과 지원의 눈높이에 맞춘 기업경영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신동원 회장 취임과 함께 농심은 기업 슬로건을 ‘인생을 맛있게, 농심’(Lovely Life, Lovely Food)으로 바꾼다. 품질과 맛, 식품 안전에 대한 철학을 유지한 채 고객과 함께하는 동반자로서 고객 생활 전반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활동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이러한 시도 중 하나로 라면 묶음판매 포장을 밴드형태로 바꾸고, 연말까지 백산수 전체 판매물량의 50%를 무(無) 라벨로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라면·스낵의 포장 재질을 종이나 재생 페트(PET) 원료로 교체할 계획이다. 농심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를 고려해 전담조직을 만들고 효과적으로 실행, 관리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농심은 식품산업에서 얻은 기술과 노하우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콜라겐 등의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육 등이 농심의 역량을 기반으로 한 신규 사업 분야이다. 더불어 사내외 스타트업에 국내 식품산업 발전에 필요한 환경을 지원하는 한편 신사업 진출 기회를 꾀하고 있다.  

지난 3월 별세한 고 신춘호 회장이 설립한 농심은 1965년 9월 ‘롯데공업’에서 출발해 1978년 3월 기업명을 ‘농심’으로 교체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1965년 ‘롯데라면’을 시작으로 1986년 출시해 누적판매량 325억 봉지에 달하는 농심의 대표 제품 ‘신라면’을 통해 식품업계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더불어 고 신춘호 회장은 제품 이름을 짓거나 광고 카피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막내딸 신윤경 씨가 어릴 적, 민요 아리랑을 ‘아리깡’이라 부른데서 착안해 지은 ‘새우깡’과 신라면 광고 카피인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이 대표적이다.

농심의 2대 회장으로 취임한 신동원 회장은 신일 고등학교를 나와 고려대학교 화학공학과 전공한 뒤 해당 대학교 무역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 회사에 입사한 신동원 회장은 1996년 농심 전무이사를 거쳐 2000년부터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재임해왔다.

신동원 회장은 부회장으로 재임하면서 다수의 신제품 출시를 이끌었다. 특히 짜장라면 ‘짜왕’의 개발 및 출시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단순 인스턴트식을 넘어 실제 중식당에서 먹는 맛을 내고 싶었던 신동원 회장은 2년의 걸친 노력 끝에 ‘짜왕’을 출시할 수 있었다. 천신만고 끝에 탄생한 ‘짜왕’은 출시 한 달 만에 600만 봉지의 판매고를 올렸다. 한때 월 판매량에서 ‘신라면’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신동원 회장은 취임 메시지로 “1965년 당시 농심은 스타트업이었다”며 “임직원 모두가 젊은 피가 되어 스타트업처럼 활발히 성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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