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 재입찰 결정
인수가격 차이 때문에 재입찰?… 이례적인 결정에 논란도 따라

대우건설이 새 주인을 만나 청신호를 켤 수 있을까. /뉴시스
대우건설이 새 주인을 만나 청신호를 켤 수 있을까. /뉴시스

시사위크=송대성 기자  끝이 보였던 대우건설의 매각 절차가 다시 재입찰로 선회했다.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재입찰에 나서게 됐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재입찰을 결정했다. 재입찰 시기는 2일로 정해졌다. 

본입찰까지 끝난 상황에서 재입찰 절차를 밟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같은 결정이 나온 배경에는 양측이 써낸 인수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2조3,000억원 가량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양측 차이는 5,000억원 수준이다. 당초 대우건설의 매각가는 2조원대 안팎으로 예상됐다. 중흥건설은 이보다 많은,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예상보다 적은 액수를 써낸 것이다. 

순리대로라면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품게 되지만 본입찰 이후 예상보다 큰 금액 차이로 인해 중흥건설이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KDB인베스트먼트가 재입찰을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결정에 논란도 따른다. 제시된 인수가격이 낮아 재입찰을 진행하는 경우는 있지만 높은 인수가격을 낮추고자 재입찰을 진행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더욱이 본입찰 이후 중흥건설에만 가격 조정 기회를 줄 경우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DS네트웍스 컨소시엄도 참여하게 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돌고 있다. 

◇ 누가 되더라도 금호아시아나와는 달라야

중흥건설 또는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재입찰 결과에 따라 대우건설의 주인이 된다. 하지만 누가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과는 달라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6조6,000억원을 들여 대우건설은 품었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까지 겪었던 대우건설이기에 금호아시아나와 함께 재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잖았다. 하지만 기대는 얼마 못가 우려로 돌아섰다. 

금오아시아나는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부족한 인수자금 3조원 가량을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지원받았다. 그러면서 이들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대우건설 주식에 풋백옵션(매도 선택권)을 걸었다. 

그러나 이후 대우건설의 주식이 폭락했고 결국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이자비용과 풋백옵션을 감당하지 못하고 2009년 대우건설을 다시 시장에 내놓게 됐다. 

더욱이 대우건설은 2018년 호반건설이 인수에 나섰다가 실사 과정에서 해외사업장 부실이 드러나며 매각이 불발된 바 있기 때문에 재입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의 흐름은 재입찰이 진행되더라도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정창선 회장의 강한 의지도 이를 뒷받침한다. 정 회장은 지난해 1월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사업을 많이 하는 1조원대 대기업 건설사를 3년 내 인수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기와 규모 모두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적절하다. 

다시 주인 찾기에 들어간 대우건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